"적어도 돌아서서 걷는 모습이 아름답고 찬란하지는 않더라도 추하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대한변협 부회장을 지낸 한나라당 박헌기 의원이 26일 제 17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낙선이나 피선거권 제한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자의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떠나는 모습이 우리 정치권에서는 '가뭄에 콩나듯' 유례를 찾기가 쉽지않다는 점에서 박 의원의 불출마 즉 사실상의 정계은퇴 선언은 더욱 관심을 끈다. 지역에서는 대구 중구에서 13대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예가 있을 뿐이다.
비리사건과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구설수에 한 차례도 오르지 않고 묵묵히 3선을 지내며 공직자윤리위나 인권위 아니면 국회 제도개선특위 등 빛은 나지 않고 궂은 일만 많은 현장을 주로 지켰던 박 의원이기에 그의 퇴장이 빛을 발한다. 내년 4월의 총선에서 그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는 도전자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은퇴를 결심, 더욱 돋보인다.
그는 "3선으로 국회 법사위원장도 지낸 만큼 이제는 내가 떠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영천 지구당사에서 열린 송년모임에서 당직자와 당원들을 향해 이같은 뜻을 밝힌 박 의원은 "세대교체의 물결이 거세지만 나의 결정은 등떠밀려서 나온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고는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는 심정으로 이제 고향에 돌아와 여생을 변호사로 마감하고 싶다"고 밝혔다.
'잘 나가던' 변호사 시절 모았던 재산도 정치를 한다고 많이 줄었다는 박 의원은 "그래도 참 보람있었고 많이 배웠던 정치 인생이었다"고 덧붙였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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