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에도 희망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외자유치 16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16위, 제조업 부도업체 급증, 섬유.안경테 수출 급감….
대구 경제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지표들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조짐에도 불구하고 2003년 대구의 경기는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대구 경제의 현실적 기반인 섬유업체의 부도율이 높아지자 체감경기가 더 악화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지역 백화점의 실제 수익률도 20% 정도 떨어졌다.
그나마 수출 및 내수 신장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자동차부품업체들에도 대기업이나 해외 완성차업체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경제의 총체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 대구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그것은 성서 삼성상용차 부지 IT기업 유치추진,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법 통과 및 예산확보 등이다.
2002년 기준 대구의 1인당 GRDP는 800만1천원(6천395 달러)로 전국 평균 1천220만6천원(9천755 달러)의 65%에 불과한 수준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구지역 기업 중 근로자수 99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98%를 차지, 생산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산업구조에다 경기침체에 따른 제조업체의 부도가 급격히 늘어났다.
올들어 10월까지 제조업종의 부도업체수는 15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개보다 무려 51개(49%)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섬유, 의복, 피혁 관련 부도업체가 지난해 39개에서 올해 49개로, 조립금속, 기계장비 부도업체는 22개에서 38개로 늘었다.
기타 제조업의 부도업체수도 43개에서 68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산업용지 부족에 따른 외자유치도 다른 지자체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다.
1962년-2003년 9월 기준 대구의 총 외자유치액은 4억5천300만 달러로 16개 시.도 전체 892억7천900만 달러의 0.5%에 그치고 있다.
섬유업종의 극심한 불황은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나타난다.
올들어 11월까지 대구의 직물 수출 누계액은 10억3천973만9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 11억2천67만2천 달러보다 7.2%나 감소했다.
임가공업체 110여곳이 몰려있는 대구 염색공단의 경우 가동률이 50%정도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업체도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40%나 줄었다.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업체들도 금융기관의 대출 중단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곽성호 쌍호염직 대표는 "불황극복을 위해서 어려울 때 신규투자를 해야 하지만 지금은 워낙 불투명한 상황이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 및 콘택즈렌즈 업종의 수출도 2001년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03년 1월부터 11월까지 대구의 수출량은 1억2천178만9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4천257만4천 달러보다 14.6%나 감소했다.
3공단의 한 업체대표는 기술이나 제품수준이 좋지만 브랜드가 없어 중국산의 저가공세에 내수시장마저 지키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의 수출은 2001년부터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올들어 11월까지 수출 누계액이 1억3천2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668만 달러보다 22.1% 증가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품목이 일부에 불과한 지역 자동차부품업계는 대기업이나 해외 유명 완성차업체의 단가인하와 고품질 요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2, 3차 협력업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실정이다.
손영재 경창산업 이사는 "기술개발과 함께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함께 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경제 현실을 바탕으로 기업, 대학, 연구소, 지자체 등을 연결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지역혁신체계 구축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대구시가 추진하는 메카트로닉스, 나노, 모바일 등 전략산업과 디스플레이, 시스템 온 칩(SoC), 임베디드SW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이 기존 섬유나 기계.금속의 고부가가치화를 앞당길 수 있다.
신산업을 육성하고 DKIST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대구.경북이 적극 협력해 나갈 경우 전통 제조업의 구조고도화와 R&D 기반 구축에 따른 기업 경쟁력 강화로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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