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理工系 살리기 '국가적 과제'다

우리나라 대학의 이공계 기피.이탈 현상과 질 저하는 심각한 지경이다.

얼마 전 대학 총.학장들이 정부의 중장기 계획 등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지만, 이공계 살리기는 정부.대학.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어제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의 '이공계열 휴학 및 제적생 현황'에 따르더라도 지난 4월 1일 현재 계열별 휴학생 비율은 공학계열이 3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휴학 이유도 대부분이 학업을 계속할 의지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전체 휴학생 3명 가운데 1명이 공대생이다.

이는 이공계 기피와 맞물려 이탈 현상도 심각한 수준임을 말해준다.

최근 우수 학생들이 의.치.한의예, 수의대, 약대 등에 몰리면서 이공계 대학들은 비상이 걸렸으며, 날로 그 사정은 악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 그 해법을 찾지 못해 국제 경쟁력이 치열한 과학기술 분야의 위기의식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공계를 기피하는 학생들은 공부하기 어려운 반면, 사회 진출 뒤에는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공계 교육의 질도 문제다.

서울대 윤정일 교수팀이 한국교육개발원 의뢰를 받아 작성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우리나라의 공학.제조.건축 전공자의 비율이 2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지만 논문 인용 횟수 57위 등 연구실적은 낮게 나와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이쯤 되면 안팎으로 곪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국가 경쟁력에 가장 필요한 지식정보 인프라를 갖추려면 정부가 이공계 인재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이공계 공직자 진출 확대, 사기 진작과 신분 보장, 처우 개선, 교수 확보율 등 여건 개선을 통한 교육의 질 높이기, 연구비와 장학금 확충, 국비 유학 지원과 병역 혜택 확충 등 구체적인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누누이 강조해 왔듯이, 과학기술인을 우대하고 인정하는 사회적 풍토 조성, 기업들의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 인력을 집중 지원하는 분위기 등도 따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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