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부고속철, '저속철' 만드나

건설교통부가 경남 밀양역과 부산구포역에서도 경부고속철을 정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4월에 개통하는 경부고속철의 정차역이 당초 7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우리의 우려는 고속철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데 있다.

고속철의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건교부는 오전.오후 러시아워를 중심으로 소수의 열차를 정차시킬 예정이기 때문에 저속철이 될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기능은 기존의 새마을호 등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건교부의 이 두역의 정차 배경설명은 설득력 부족이다.

속도가 생명인 고속철은 정차역이 증가하면 그만큼 운행시간이 길어지고 효용성은 떨어지게 돼 있다.

고속철의 건설 취지는 서울과 부산을 최단시간에 운행하는 것이었다.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편의성과 수익성 등을 이유로 경부고속철의 정차역을 계속 늘리면 다른 지역에서도 고속철 정차 요구가 거세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총선용 선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해당역을 관할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특정 정당에 입당했거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고속철도와 같은 국책사업이 이런 식으로 흔들려선 곤란한 일이다.

역대정부의 행적을 보면 정치색을 띤 사업이 더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책사업도 추진과정서 수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치적 선심용이라면 역대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건교부 등서는 저속철이 될 우려는 없다고 강변한다.

중간역의 경우 시간대별로 일부 차량만 정차하는 방식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당초 정한 서울~부산 2시간 50분대 주파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평택.고양시 등의 정차요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걱정이 된다.

밀양.구포지역의 요구를 수용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대역사(大役事)'가 정부의 편의적인 잣대로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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