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고 있다.
수능시험이 끝났고 고교 신입생 선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겨울방학과 함께 이번 학기도 사실상 끝이 난다.
느긋하게 한 학년을 마무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느긋함은 꿈같은 이야기다.
선행학습, 부족한 과목 보충…. 방학이 우울하고 육중한 또 하나의 수업이 돼 버린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올 겨울방학엔 가족과 함께 여가시간을 가져보자. 하루나 이틀이라도 좋다.
산과 들로 나가 이마에 차가운 바람을 쐬어 보자. 한 학년 내내 곁눈질 한번 않고 달리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식혀주자. 문화유적을 찾아 조상들의 지혜도 배워보자. 수학 문제 하나, 영어 단어 하나 외기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다.
김경호 체험교육 컨설턴트의 도움말로 많은 시간 들이지 않고 둘러볼만한 곳을 살펴본다.
◇ 대구
▲선사유적공원=대구는 고인돌의 도시라 할 만큼 도시 곳곳에 고인돌이 많다.
그러나 대구에서 고인돌을 본 사람들은 드물다.
도시개발로 모두 사라지거나 이전되었기 때문. 그러나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에 가면 옛 고대인들이 제사를 지내던 선돌과 암각화, 고인돌, 옛날의 석관묘 등을 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달서구청 홈페이지 참조. www.dalseo.daegu.kr
▲작은 박물관=추운 겨울 체험지로는 역시 따뜻한 실내가 각광받는다.
대구엔 대학의 큰 박물관 말고도 작은 박물관들이 여럿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작은 박물관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겠다.
동산병원 내 의료, 선교 생활박물관에는 1900년대의 의료 기기와 60, 70년대의 학교 교실을 재현했다.
요즘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물건도 많으며 3.1운동 관련 자료도 있다.
달서구 송현주공아파트 뒤편 월곡 역사박물관에서도 곽재우장군과 함께 임진왜란 때 의병 활동을 한 우배선장군의 유품과 농경 생활도구들을 볼 수 있다.
◇경북
▲북부권
인각사=경북 북부는 유적이나 체험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이다.
생소한 곳은 아니지만 의외로 많이 가지 않은 곳이다.
체험학습지 어느 한 곳을 찾기보다 권역별로 묶어서 찾아보자. 의성, 군위 지역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스님이 머물렀던 인각사, 이곳 주지스님으로부터 일연스님과 삼국유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인각사 주변, 의흥면 가기 전에 '옹기마을'이란 도예교실에도 참가해 볼 수 있다.
제오리 공룡발자국=의성군 금성면엔 볼거리가 집중되어 있어 한 번에 다 둘러보면 좋다.
탑리(금성면) 오층석탑과 이곳에서 북쪽으로 4km 떨어진 제오리 공룡발자국과 바로 옆에 문익점 목화씨재배 기념비도 덤으로 볼 수 있다.
석탄, 자연사박물관=문경과 영주 지역엔 많은 유적지가 있고 그 외 문경석탄박물관과 영주자연과학박물관을 들러보면 좋다.
원래 탄광이 있던 자리에 지하 갱도를 그대로 재현한 문경석탄박물관에서 석탄 연료와 에너지에 대해 머리를 식힐 겸 배워볼 수 있다.
운석, 공룡화석, 보석 등 1천 여점을 볼 수 있는 영주자연과학박물관도 볼거리다.
예천 별자리 관찰=예천 어린이우주과학관(054-654-1710)에선 겨울 별자리 체험과 옛날 선조들의 별자리 관측 자료들이 있는 나일성천문관을 볼 수 있다.
이 천문대는 1999년 6월에 세워진 일종의 천문 전문박물관이다.
(054-654-4977)
▲남부권
우포늪의 철새=창녕 우포늪에서 겨울 철새를 구경할 수 있다.
창녕환경운동연합(www.woopoi.com)과 푸른 우포사람들(www.woopoman.co.kr)을 방문하면 영상물 시청과 철새 관찰이 이루어진다.
창녕 비화가야= 창녕은 비화가야의 유물이 많은 곳이다.
창녕 박물관과 고분군을 둘러보고 창녕시에 있는 진흥왕 순수비, 대원군 척화비, 창녕 석빙고까지 한번에 여러 유적지 관람이 가능하다.
▲동부권
거조암, 만불사, 성보 박물관=거조암 영산전은 5백 나한상으로 유명하다.
또 영산전 자체가 국보 14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건축물이라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볼 수 있는 만불사 등도 불교 유적과 문화를 아는데 도움이 된다.
불교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면 통도사 성보박물관을 찾으면 탱화를 비롯한 불교 회화 6천여점을 볼 수 있다.
▲서부권
대가야권=고령의 대가야권이 제일 볼만하다.
대가야의 유물이 있는 대가야박물관과 순장묘를 이해하는 왕릉전시관, 태양숭배와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담은 높이 3m, 넓이 6m의 양전동 암각화에 새겨진 상징 내용을 추측해보고 가야금을 만든 우륵 기념관도 같이 들러보면 좋다.
한개마을.세종대왕 왕자 태실=경북 성주 한개마을에 가면 조선시대 양반가옥의 구조를 알 수 있다.
행랑채, 사랑채, 안채, 부엌의 구조, 사당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태봉 정상에 위치한 조선시대 왕자들의 태실도 볼만하다.
세종의 왕자 문종을 제외한 18왕자(嫡庶子)와 왕손 단종의 태를 안장한 곳으로 세종 20년(1438)에서 세종 24년(1442) 사이에 만들어 졌다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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