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영기 전 회장 구속-동국무역 명맥은 유지될듯

전국적인 성가를 떨치던 지역 건설업체 3인방의 부도에 이어 과거 수출을 주도하며 지역 경제의 축을 이뤘던 섬유 대기업 전 회장들까지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부당하게 사용하다 차례로 검찰에 구속수감 또는 기소됐다

박창호 전 갑을그룹 회장이 지난 7월 분식회계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아 갚지 않고, 상환 능력이 없는 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부당 지급한 혐의로 구속수감된 데 이어 지난 26일엔 백영기(68) 전 동국무역그룹 회장도 유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백영기 전 회장은 1996년 6~9월까지 분식회계로 1천443억원어치의 사기 대출(회사채 발행 포함)을 받고, 회생불가능한 계열사 한승무역(주)에 220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회사 전 오너들의 구속수감 또는 기소와 관계없이 갑을과 동국무역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형태로 계속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갑을의 경우 박창호 전 회장이 모든 지분을 내놓고 지난해 은퇴한 상황으로 지금은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인으로 지정받은 서원태씨가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천379억원에 달하고 매출액 또한 2001년보다 40% 감소한 2천363억원에 그쳐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 3년 전 모든 계열사를 정리하고 갑을과 갑을방적을 통합한 갑을은 현재 서울 본사와 대구 비산, 이현공장만 남았고 중국(갑을상숙, 갑을연길), 러시아 등지에 해외 11개 법인(갑을랑카)을 운영중이다.

동국무역의 경우 창업주인 고 백욱기 회장의 동생인 영기씨가 동국무역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이전인 99년 7월까지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구 동국무역그룹의 회장직을 맡아오다 워크아웃 이후엔 창업주의 장남 문현씨가 그룹을 이끌어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리금융공사가 54%의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백문현 회장 또한 경영 일선에선 한발짝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산하 대부분의 계열사가 정리되고 동국무역, 동국합섬, 동국방직, 동국화섬 등 남은 4개사가 통합해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동국무역은 지난해부터 스펀덱스 영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상반기에 매출액 4천244억원과 2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워크아웃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해 올 한해 4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낼 전망이다.

동국무역은 2005년 워크아웃 졸업, 2006년 재상장 계획을 세워두고, 이달 초 한국증권업협회에 제3시장 지정 신청을 해 지난 12일 2002년 상장폐지된 후 1년 7개월 만에 주식거래가 이뤄졌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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