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하는 오후

지난 봄 벚꽃나무 아래에서

아이스 크림을 먹었다는 그의 말,

기억하며 계절은 지나갔지만

그 나무 아래 내가 서서

둥치부터 붉게 물들어 있었다.

시간은 "함께 가자"하고

머무를 수 없는 아이스 크림처럼

"나도 오래 있을 수 없음이여!"

마른 나뭇가지에 노을이 걸렸다.

문차숙 '공원에서' 부분

문차숙 시인은 늘 맑은 웃음으로 산다.

가까운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문 시인을 보면 참 순수하게 살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이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아무도 몰래 슬그머니 앉아보는 마음을 아주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망설이다가 시간을 다 보내버리는 바보같은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새 문 시인도 노을이 보이는 나이가 되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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