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번호이동성''통합번호'시행

이동통신사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한겨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02년 1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 이후, SK텔레콤(약 56%) KTF(약 32%) LG텔레콤(약 12%) 순으로 거의 굳어져 있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2004년부터 도입되는 '번호이동성'과 '010통합번호' 시행으로 대변동의 계기를 맞았다.

지금까지 011, 017, 016, 018, 019 등 휴대전화 번호 자체가 이동통신사를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고착,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했던 굴레가 벗겨짐에 따라 이동통신 3사 모두 고객에게 선택당하기(?) 위한 애절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번호이동성'과 '010번호통합'은 후발주자인 KTF와 LG텔레콤이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까, 아니면 선두주자 SK텔레콤의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까.

◇011. 017 가입자는 2004년 1월부터=한마디로 현재 011, 017 휴대전화 번호를 쓰는 고객들이 번호를 그대로 유치한 채 KTF나 LG텔레콤 등으로 사업자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제도다.

물론 016, 018, 019고객들도 SK텔레콤을 비롯한 다른 사업자로 변경할 수 있다.

휴대전화 번호는 그대로 쓸 수도 있고, 새 번호로 바뀌어도 된다.

통신회사만 바꾸고 종전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새번호로 바꾸고 싶다면 010이 붙는 새번호로 바꿀 수 있다.

정부는 독과점 기업인 SK텔레콤과 후발주자인 KTF와 LG텔레콤에 6개월씩 차별적으로 번호이동성을 도입하도록 했다.

2004년 1월~6월말까지는 011, 017 가입자만 KTF와 LG텔레콤으로 옮길 수 있고, 7월~12월까지는 016, 018 가입자들이 LG텔레콤 이나 SK텔레콤으로 사업자를 바꿀 수 있다.

019 가입자를 포함한 모든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번호를 그대로 유치한 채 사업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은 2005년이다.

◇번호이동성제도는 세계적인 추세=번호이동성제도는 1999년 1월 영국을 시작으로 홍콩,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스웨덴, 호주, 포르투갈이 이미 도입했고, 미국과 일본은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 세계적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번호'를 특정 기업에 브랜드화 시켜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번호이동성 정착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PCS폰인 KTF와 LG텔레콤간의 사업자 변경은 별 무리가 없지만, 셀룰러폰인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간의 사업자 변경은 '단말기'를 바꾸어야 한다.

고가의 단말기 교체는 소비자의 선택에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KTF와 LG텔레콤이 다양한 요금할인 제도를 도입, 고객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규번호는 무조건 010통합번호=내년부터 휴대전화의 신규가입자는 모두 '010' 통합번호를 사용하게 된다.

010 변경을 희망하는 고객은 물론 번호나 명의를 바꾸는 고객들 역시 '010' 통합번호만 쓸 수 있다.

정부는 2007년 1월부터 모든 휴대전화 번호를 '010'으로 바꾸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번호이동성' 보장은 010 통합의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왜 010 통합번호가 필요할까. 사회적 자신인 사업자별 식별번호(예, 011, 016 등)가 마치 이동통신 사업자의 자산(=브랜드)처럼 인식되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완전히 해소하고,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의 도입에 대비한 번호체계의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별도의 로밍서비스 불필요=이론상 IMT2000이 도입될 경우 별도의 '로밍' 서비스를 받지 않더라도 전세계 어디서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화상대화 등 모바일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전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체계의 도입이 필요하게 된다.

또 기존 번호체계에 따른 일부 휴대전화 번호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번호자원'의 개발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아무튼 '번호이동성'과 '010통합번호'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삼성과 LG 등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자만 배불릴 것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하지만 소비자는 즐겁다.

이 기회에 '내게 맞는 최고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고르는 기쁨'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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