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비리수사에 대한 검찰수사발표에 대해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사건에 연루된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측근비리 특검이 예정돼 있으므로 한 점 의혹없이 철저한 검증이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런 모든 과정이 새로운 정치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비리의혹의 정점에 있다는 검찰수사결과 발표에 당혹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검찰수사발표 직후인 이날 오후 1시30분쯤 입장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오후 5시를 넘겨서야 윤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은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거나 연락을 끊었다.
노 대통령도 검찰수사 결과를 보고받고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이 금품수수 현장에 합석했고 지방선거 잔금 유용을 지시했다는 사실 등 노 대통령의 연루사실에 대해서는 적잖은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보였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측근비리 의혹의 전모를 알고 있었을 거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이 '눈앞이 캄캄했다'며 재신임카드를 빼들고 나선 것도 사실은 이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참모들의 침통한 표정과 마찬가지로 노 대통령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30일 오후의 송년국무회의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문희상 비서실장이 마련한 기자단 송년회에 전격적으로 참석, 자신의 입장을 소상하게 밝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끝나고 특검까지 마무리되면 국민들에게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어떤 방법으로든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결과는 어쨌든 노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위기로 다가왔다.
노 대통령이 이같은 위기상황을 어떻게 넘길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29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의장, 정대철 고문 등과 만나 저녁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대선때 그렇게 고생했는데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면서 "검찰이 대통령 주변까지 샅샅이 파헤치는 것은 시대의 흐름으로 이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사진: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최병렬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수사 결과 관련 검찰보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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