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설>유권자 절반 "지지정당 없다"

매일신문과 TBC대구방송이 2004년 갑신(甲申)년 새해를 맞아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정치의식을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는 2004년 4월15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시도민들이 갖는 정치권 세대교체, 대통령 및 야당대표의 업무수행 그리고 지난 4년간 지역발전에 가장 공헌한 국회의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여론을 수렴했다.

또한 선거구 개편, 투표연령 조정 등 총선 관련 이슈 및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지역민들의 의견도 조사.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대구광역시 및 경상북도 전지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15명 (대구 479명, 경북 536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전화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이 조사의 신뢰수준은 95%로 표본오차는 ±3.08%다.

▨17대총선의 성격 및 정당지지도

▲4월 총선 투표 참여 의향=총선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55.3%로 10명 중 5명 이상이 적극 참여 의사를 보인 반면, 가급적 참여하겠다(14.0%), 참여하지 않겠다(8.%), 그 때 가봐야 안다(22.3%)는 소극적 참여 의향자도 44.8% 수준이었으나, 젊은층보다 노년층에서 높은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17대 총선의 성격=4월15일 치러질 17대 총선의 성격에 대해 정당간 대결 성격을 띨 것이라는 응답이 44.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세대간, 정치성향간(보수와 진보) 대결 이라는 응답도 각각 15.7%와 15.4%의 순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무응답은 24.1%였다.

▲정당 지지도와 변화추이=대구.경북지역 유권자들은 한나라당(32.2%)을 가장 많이 지지하고 있었으며 그 다음으로 열린우리당(6.7%), 민주당(4.2%), 민주노동당(1.1%), 자민련(0.4%) 순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무려 54.0%에 달했다.

한나라당 지지는 대구(33.8%), 남성(34.7%), 고연령(50대 이상 40.2%), 총선 적극 참여층(37.8%), 자영업(41.9%)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무당층은 대구(57.8%), 여성(56.1%)과 20대(63.4%) 등 저연령층, 사무관리직(63.7%)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특히 이 무당층은 대선 직후부터 50%대에 육박한 이후 올 하반기 들어서는 50%선을 넘었다.

이는 대선자금 의혹 등과 같은 전반적인 정치권에 대한 불신 증폭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나라당 지지도는 대선 이후 계속 하락하였는데 최근 '차떼기' 파문 등 대선자금과 관련한 악재로 인해 대선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도가 현재 4%대고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6%대에 그치는 등 분당 전 민주당의 지지율과 비슷하게 나타나 한나라당 지지율 저하가 곧바로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 지지로 전환되지는 않고 있음을 보였다.

▨세대교체에 대한 태도

▲정치권 세대교체의 필요성=정치권 전반에 걸친 세대교체 또는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8.5%로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14.1%)보다 64.4%p 더 높게 나타나 시도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지난 4월 조사시 74.6%였던 것이 지난 12월 8일 조사에서 62.5%로 하락하였다가 다시 16.0%p 증가(62.5% →78.5%)한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4월 조사시 14.8%에서 12월 8일 조사 때 18.5%로 3.7%p 증가하였으나 이번에는 다시 4.4%p 감소했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대구(79.3%), 남성(79.3%), 저연령(20대 88.8%), 열린우리당 지지층(98.5%), 총선 투표 적극 참여층(78.6%)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세대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경북(14.7%), 남성(15.6%), 고연령(50대 이상 22.9%), 한나라당 지지층(19.9%), 농수산업 종사자(21.2%)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세대교체의 기준=정치권의 세대교체 또는 물갈이가 필요하다면 그 기준이 무엇인지 알아본 결과, 정치성향(43.4%)이라는 응답과 인물(42.9%)이라는 응답이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나이라는 응답은 9.0%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4.7%였다.

특히 대구지역은 인물(46.6%)을, 경북지역은 정치성향(45.7%)을 세대교체의 기준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 교체에 대한 의견=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현역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에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은지를 알아본 결과, 새 인물로 교체되는 것이 좋다(65.9%)는 응답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18.4%)는 응답보다 47.5%p 더 높았다.

즉 시.도민 10명 중 7명 가량이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의 교체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막연한 물갈이 희망도가 78.5%인 것과 비교할 때는 다소 낮은 수치이지만 과반수를 훨씬 넘는 유권자가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 교체를 바라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새 인물로 교체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지난 4월 이후 차츰 감소 추세(69.1%→62.5%→58.3%)였으나 다시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는 대선자금 파문을 둘러싼 현 정치권에 대한 불신, 세대교체 여론 및 물갈이론의 확산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대구(12.9%)보다 경북(23.3%)에서 10.4%p 더 높았다.

▨총선 관련 이슈에 대한 태도

▲선거구 개편에 대한 의견=총선에서 현재와 같이 1개 선거구에서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가 좋은지, 아니면 선거구를 확대하여 1개 선거구에서 3~5명을 뽑는 중.대 선거구제가 좋은지에 대한 설문에서 소선거구제 희망비율이 훨씬 높았다.

현행대로 소 선거구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61.8%)는 의견은 중.대 선거구제로 바뀌는 것이 좋다(23.0%)는 의견보다 38.8%p 더 높았다.

▲국회의원 증원에 대한 태도=선거구 조정과 더불어 지역구 및 전국구 의원 증원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72.7%)는 의견이 바람직하다(15.5%)는 응답보다 57.2%p 더 높게 나타나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여전히 지배적이었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경북(74.1%), 남성(76.5%), 고연령(50대 이상 75.6%), 전문직(87.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경북(18.7%), 여성(16.3%), 저연령(20대 24.6%), 공직자(25.6%) 계층에서 비교적 높았다.

▲선거참여 연령조정에 대한 태도=정치권에서 선거권을 18, 19세로 낮추자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해 현행 20세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78.2%)는 의견이 조정하자는 의견 19.7%(19세 이상 12.4%, 18세 이상 7.3%)보다 58.5%p 더 높았다.

무응답은 2.1%였다.

현행 20세 이상 유지 의견은 경북(79.3%), 여성(80.1%), 50대 이상(82.7%)의 고연령층, 한나라당 지지층(83.8%), 총선 투표 적극 참여층(79.9%)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당명부제(1인 2표제) 도입에 대한 의견=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후보에 한 표를 찍고, 좋아하는 정당에 한 표를 찍는 정당명부제(1인 2표제) 도입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과반 이상인 53.2%로 찬성한다(30.6%)는 응답보다 22.6%p 더 높게 나타났다.

반대 응답은 여성(55.0%), 20대(55.8%)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던 반면 찬성 응답은 남성(33.7%), 30대(35.5%) 등에서 많았다.

대구, 경북 지역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태도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의 공정성=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아니면 특정정당에 대한 편파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알아본 결과, 편파적 수사를 하고 있다(63.8%)는 응답이 공정 수사(20.9%)라는 응답보다 무려 42.9%p나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에도 시도민들 다수가 여전히 대선자금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자금 특검제 도입에 대한 의견=대선자금 수사를 검찰에 맡겨 두는 것이 좋은지, 특검제를 도입하여 새롭게 수사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특검제를 도입하여 새롭게 수사하는 것이 좋다(62.0%)는 의견이 검찰의 수사에 맡겨두는 것이 좋다(25.4%)는 의견보다 36.6%p도 높았다.

시도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대선자금과 관련, 특검제를 도입하여 새롭게 수사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및 야당 대표의 업무수행 평가

▲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지난 2월 취임 이후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못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71.0%(매우 27.9%, 다소 43.1%)로 잘했다는 응답 21.9%(매우 2.0%, 다소 19.9%)보다 49.1%p더 높게 나타나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시도민들 사이에 광범하게 확산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2002년 12월 대선 승리 직후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과반 이상인 53.8%로 높은 수준이었으나 취임 2개월이 지난 4월에는 33.8%로 20.0%p가 하락했고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더 떨어져 11.9%p 하락한 21.9%로 나타나 시간이 지날수록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 성적이 대선 직후 가졌던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활동평가=지난 6월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최병렬 대표의 활동에 대해 잘못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49.1%(매우:11.6%, 다소:37.5%)로 잘했다는 응답 26.4%(매우 2.0%, 다소 24.4%)보다 15.5%p 더 높게 나타났다.

▨대구.경북 발전에 공헌한 정치인

▲대구=지난 4년 간 대구지역 발전과 지역 현안, 지역 문제 해결 등에 가장 공헌했거나 열심히 일한 국회의원 2명을 뽑은 결과 강재섭 의원(29.2%)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 다음으로 백승홍 의원(27.8%), 박근혜 의원(21.5%), 이해봉 의원(18.6%), 박승국 의원(15.9%), 박종근 의원(8.6%), 김만제 의원(8.4%), 안택수 의원(7.5%), 강신성일 의원(5.4%) 등의 순이었다.

인물 없다는 응답도 13.8%로 조사됐다.

▲경북=경북에서는 이상득 의원(18.1%)을 가장 먼저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권오을 의원(15.3%), 이병석 의원(11.8%), 김일윤 의원(10.8%)의 순이었다.

임인배 의원(9.1%), 이상배 의원(8.8%), 김성조 의원(7.1%), 신영국 의원(5.2%), 박시균 의원(5.0%)이 그 뒤를 이었다.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도 21.5%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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