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충무로 떠오르는 배우 김선아

"2003년은 정말 잊지 못할 한해입니다.

일년 내내 좋아하는 일에 파묻혀 지낼 수 있었고, 사랑도 분에 넘치게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행복한 나머지 벌써부터 2004년이 걱정되는군요".

최근 여배우 기근현상에 허덕이고 있는 충무로에 정말 괜찮은 배우가 떴다.

1996년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며 당돌한 연기를 펼쳤던 김선아가 그 주인공.

그녀에게 2003년은 생애 최고의 해다.

영화배우로서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릴 수 있었기 때문. 영화 '황산벌'을 시작으로 '위대한 유산', '해피에로 크리스마스' 등에 겹치기 출연했지만 그녀가 가는 곳마다 관객들로 넘쳐났다.

특히 '황산벌'과 '위대한 유산'이 1주일 간격으로 전국 극장가에 내걸렸을 때는 동시에 500만 명이 김씨와 호흡을 같이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였기에 한국영화촬영감독들이 뽑은 2003 황금촬영상 신인여배우상도 낯설지가 않았을 터. "그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몸이 아플 여유조차 없었지요. 한꺼번에 3편의 영화를 촬영하는 바람에 1주일 밤을 꼬박 센 적도 있었습니다".

김씨의 매력은 털털하고 솔직함이다.

그래서 줄곧 망가지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영화팬들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여배우라면 예쁜 이미지를 보이려고 노력하기 마련인데 왜 망가지는 코믹물만 고집하느냐고 물어보니 절대 그렇지 않단다.

"몽정기 때부터 해피에로까지 출연했던 4편 모두 코믹물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질문을 하지요.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이죠".

그녀는 새해에도 여러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는 등 바쁘게 살아야할 형편이다.

"앞으로는 '디 아더스' 같은 서스펜스가 물씬 풍기는 미스터리류에 도전하고 싶어요. 특히 악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왜 악역 섭외는 없는지.... 웃긴 이미지 때문에 그런가. 하하".

김선아가 밝힌 2004년 각오는 솔직하다.

"돈도 많이 벌고 사랑도 많이 받는 충무로 대표 여배우가 되자".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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