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미스코리아대회와 안티 미스코리아대회가 함께 열렸다.
미스코리아대회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인대회로 30년이 넘었다.
고운 한복에 수줍은 얼굴을 하던 미녀들이 무대가 바뀌자 수영복만 입은 채 화면에 등장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안방극장의 주요 시청 프로그램이었다.
최근에는 미스코리아가 연예계나 방송계로 진출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청소년이나 부모들에게 꿈을 이루는 무대로도 자리잡았다
안티 미스코리아대회는 올해로 다섯번째다.
미스코리아대회의 외모지상주의와 상품화에 반대하는 안티 대회의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Oh! Peace Korea'. 전쟁과 성폭력 등 광기어린 폭력을 몰아내고 평화와 여성주의의 씨앗을 뿌리자는 취지다.
올해 행사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비디오 사건으로 고통을 겪었던 가수 백지영씨 등이 출연했다
미스코리아대회 말고도 미인을 뽑는 대회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지방자치단체들까지 특산품이나 지역 관광상품 홍보를 위한 미인대회를 앞다퉈 여는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미인대회들이 여성의 미를 획일화하고 표준화한다는 것. 또한 외모만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를 일으킴으로써 여성의 다양한 능력과 역할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미스코리아대회가 30년만인 지난해 지상파 TV에 중계되지 못한 것도 성의 상품화 등을 우려하는 여성.시민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다.
그럼에도 각종 미인대회와 여기서 방송.연예계로 진출한 스타들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형수술 붐이다.
초등학생들까지 유행이다.
눈, 코, 턱은 물론이고 속눈썹, 보조개, 입술까지 뜯어고친다고 한다.
자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며 억지 성형수술을 권하는 엄마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기준을 외모에서만 찾는 것은 대단히 저급한 발상이다.
설사 외모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해도 무분별하게 열리는 미인대회나 성형수술의 기준이 서구 중심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서구적인 미스코리아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문화적 전통이 다르고 신체적 조건이 다른데다 동양이라는 특성을 배제한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은 사회 자체가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의미에 다름아니다.
이것이 또한 무리한 성형수술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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