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은 탐진강물과 남해의 바닷물이 만나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하구형 만입니다.
다양한 어류들의 산란지를 이룰 뿐 아니라 개펄에 서식하는 조개류가 많아 철새들에겐 귀한 먹이터죠".
강진만이 눈앞에 바라보이는 경남 남해군 설천면 진목리 해안에 위치한 '남해갯벌생태학교'. 이 학교 박언주(38.사진) 교장은 지난해 2월 폐교된 진목초등학교 자리에 생태학교를 열었다.
박 교장은 이곳 진목마을 출신이다.
"이 학교의 이념이라면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열자는 것이 아닐까요. 본격적인 환경운동과는 거리가 멀지만 자연의 소중함을 어린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 담겨있어요".
박 교장은 3년전만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도시의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귀농을 결심한 그는 남다른 귀농법을 찾았다.
'농사꾼이 더 어렵지 않느냐'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는 남들이 하기 어려운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이곳에서 생태학교를 운영하기 전에도 경남 합천에서도 '합천자연학교'를 맡아 시민들을 위한 자연생태교육을 했었다.
그러다 고향 모교가 폐교돼 팔린다는 말에 서둘러 귀향했다.
박 교장이 어릴때만 해도 한 동네 30~60명의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가 이제는 전교생이 5,6명 남짓하게 변해 더 이상 옛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2001년 남해갯벌생태학교 설립추진위원회를 발기, 주민공청회를 거쳐 이 학교를 빌렸다.
그와 몇 명의 지인들이 운영하는 남해갯벌생태학교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교실'에서 다양한 생태체험을 제공하는 대안교육의 장이다.
여름방학때는 초.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갯벌교실'을, 겨울에는 '겨울물새교실'을 연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갯벌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거나 물새를 관찰하고 교사들로부터 전래놀이도 배운다.
올 한해 동안은 환경부 지원 프로그램으로 채택된 환경 체험 교실을 운영, 연말까지 25회에 걸쳐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녹색연합 갯벌생태계 지도자 양성과정도 이곳에서 맡고 있다.
자연에 대해 하나 둘 독학하다시피 해서 알아가면서 갯벌전문가로 유명한 백용해씨, '부산 습지와 새들의 친구' 운영위원장 박중록씨등 생태연구가들과도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
"강진만 갯벌은 전체 경남갯벌의 28%를 차지하는 마지막 남은 갯벌이죠. 그 만큼 보존이 시급하지만 개발논리에 밀려 사라져가는 갯벌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박 교장은 이곳과 사천, 을숙도 갯벌을 빼고는 경남에서 원형을 보존한 갯벌을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들게 됐다고 했다.
광양제철 등 강진만 일대에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면서 갯벌이 파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 년 전만해도 한 해 3억원어치나 잡히던 바지락이 이젠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는 것.
"내년엔 지역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작은교실을 상설로 열고 싶어요. 도시에 비해 소외받은 아이들에게 더 소중한 자연학습 장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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