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K텔레콤 해지'늑장'...비난 '쇄도'

1일부터 이전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동통신 사업자를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됐으나, SK텔레콤이 전산장애를 이유로 해지를 제때 해주지 않아 고객들과 KTF, LG텔레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SK텔레콤은 또 고객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채 통화연결음에 'SK텔레콤 네트워크'라는 광고문구를 삽입,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에 사는 김경구(45) 씨는 "1일 017 휴대전화를 LG텔레콤으로 사업자를 변경하려고 했지만 SK텔레콤에서 전산장애를 이유로 해지를 해주지 않았다"며 "오후 2시쯤 전산시스템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했으나, 오후 4시가 넘도록 사업자 변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LG텔레콤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30분 현재 SK텔레콤에서 LG텔레콤으로 사업자 변경을 신청한 사람은 2천여 명이지만, 이중 해지 인증절차를 마친 고객은 12% 정도인 240명 뿐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측은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이 6~7만원이 넘는 고매출 가입자는 아예 처리가 불가능했고, 번호이동성을 신청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SK텔레콤이 '왜 LG텔레콤으로 바꾸려 하느냐'는 내용의 전화를 고객들에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KTF 대구지사 관계자도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번호이동성 첫날 고객들의 사업자 변경에 대비해 정상근무를 했었는데 SK텔레콤에서 해지를 해주지 않는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잇따랐다"고 말했다.

고객의 허락을 받지않은 SK텔레콤의 무단광고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연희(32.여.대구시 북구 서변동) 씨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데 갑자기 'SK텔레콤 네트워크'란 광고문구가 튀어나와, 친구에게 물었더니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했다"며 "이동통신 사업자간의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해서 고객을 이렇게 무시하고 사업자 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대구지사 관계자는 "번호이동성 시스템이 복잡하고, 인증 관련 데이터들이 불안정해 오류가 발생했었는데 1일 오후 늦게부터 정상화 됐다"고 설명하고 "통화연결음 앞에 붙인 광고문구는 SK텔레콤의 차원 높은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한 홍보차원에서 기획됐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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