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고속철로 평가받는 일본의 신칸센. 1964년 홋카이도 신칸센 개통 이후 40년에 걸친 운행기간 동안 단 한번의 열차 탈선이나 충돌사고도 없었으며, 단 한건의 사망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신칸센의 무사고기록은 안전을 최우선 '의무'로 생각하는 그들의 안전의식이 바탕돼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종합 검측차 Doctor Yellow
일본 신칸센은 '닥터 옐로(Doctor Yellow)'라는 애칭을 가진 종합실험 검측차를 통해 열차 운행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고속철 전반에 관련한 모든 검측장비를 갖춘 '닥터 옐로'는 주기적으로 선로를 검측해 선로의 이상 여부와 간격, 전기공급의 안전성, 차량의 안전성 등을 체크하는 특수한 열차.
JR동해의 마츠우라씨는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열차 운행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보수팀이 구간별로 선로 점검을 매일 실시하고 있으며, 10일에 한번씩 '닥터 옐로'가 전구간을 달리며 정밀 검측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선로의 안전성 여부야말로 고속철의 안전운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신칸센 개통 10년 후인 1974년 처음으로 '닥터 옐로'를 도입한 이래, 신칸센 열차의 성능.속도 향상에 발맞춰 3차례에 걸친 '닥터 옐로'의 업그레이드를 계속해 왔다. 이에 따라 2002년 10월부터는 노조미호 운행 속도인 270㎞로 달리며 선로 검측이 가능한 최신형 '닥터 옐로'(애칭 East i)가 등장, 차량.궤도.전기.통신.신호의 각 설비에 대한 검측을 담당하고 있다.
'East i'는 궤도검측장치를 통해 열차 궤도의 변화와 승차감을 관리하고 전방(前方) 화상 기록장치를 통해 레일 주변의 장애물 여부 등을 감시하는 등 최신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수집된 모든 정보는 온라인으로 각 담당 기술센터에 송신되고 동시에 광자기 디스크(MO)에 기록한다.
▨종합적인 안전관리망
일본 신칸센은 열차 운행의 신뢰성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40년 동안 출.도착 시간 오차가 단지 평균 0.4초에 불과할 정도로 정시 운행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
이 같은 신칸센의 정확한 운행 시스템은 ATC(자동 열차 제어장치), CTC(중앙교통제어장치), COMTRAC(컴퓨터교통제어시스템) 등의 최첨단 설비를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
ATC라고 불리는 자동 열차제어장치는 열차 사이의 거리는 물론이고 선로위의 모든 열차 운행 상태를 감시해 적절한 운행 속도를 열차 기관사에게 전달해 주는 장치. 만일 열차가 과속으로 운행하고 있다면 자동으로 브레이크 장치가 작동되면서 열차 속도를 제한하도록 돼 있다.
또 CTC는 효울적인 열차 운행을 위해 만들어진 원격 철도 신호 제어 시스템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 열차의 운행 상태를 모니터한다.
COMTRAC은 24시간 내내 운행 중에 있는 모든 열차를 제어하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열차의 운행 시간표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승무원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문제와 열차의 운행 전반을 관리한다.
한편, 한신.고베 대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법률이 통과되면서 긴급지진감지.경보 시스템(UrEDAS)이 도입됐다.
이 외에도 사고와 재해 발생시 신속한 사고 대응과 처리를 위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정례화해 전 승무원이 긴급 사태 발생시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사고처리에 나설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 사고주의
일본 신칸센은 대형사고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고속철의 운행 중에 터널벽의 콘크리트 일부가 떨어지거나, 고가교 아랫부분의 콘크리트가 벗겨지는 일이 수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1999년 6월 산요 신칸센의 후쿠오카 터널 속을 달리던 고속철 지붕위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열차의 지붕이 크게 부서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 외에도 산요 신칸센의 규슈터널과 각종 다리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사고가 수차례 보고됐던 것. 이 때문에 지금까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믿어져 왔던 콘크리트의 내구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면서 신칸센 건축 구조물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가 다시 실시되기도 했다.
JR동해의 마츠모도 차장은 "현재 신칸센 안전 문제에 있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문제"라며 "사고 이후 '구조물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터널을 비롯한 모든 구조물에 대한 정밀 점검을 실시한 결과 아직까지 '이상 없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29㎞ 터널 지하화 방안을 구상중인 대구의 입장에서는 '터널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사고'를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입장이다. 터널 속에서의 사고는 자칫 잘못하면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막대한 인명사고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에 대해 간사이대 아베 세이지 교수는 "일본의 경우 대구가 우선 순위에 올리고 있는 29㎞ 지하화 방안보다 2배 가까이 긴 세이칸 터널(길이 53.9㎞)를 건설하기도 했다"며 "터널은 시공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유지.보수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더욱 중요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시멘트 시공에 있어 부실 공사가 없어야 하겠지만 특히 대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환풍기 등의 배기 설비를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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