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딸 '이승은' 자랑 좀 하겠습니다. 이씨 성은 분명하고. 그녀의 글과 생각만. 미모며 성질이며 나머지는 천천히.
어느날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왜 여기 태어났을까. 왜 사람으로 태어났을까"라는 고뇌에 찬 말을 해서 아부지, 오마니를 깜짝 놀라게 했죠. 여기서 아부지는 이헌태인 나.
1)그녀의 뻔뻔함. 매주 한차례 받던 학교미술과외를 종료한 뒤 어느날 방과 후. 학교미술과외시간에 천연덕스럽게 나타나서 교사에게 " 선생님 저 이번 달에 신청 안했는데 그냥 배우러 와도 되요"라며 자리에 그냥 앉아 공짜로 수업을 받기 시작. 결국 부모에게 연락 와서 과외비 주었다. 니, 얼굴에 철판을 깔아서 어디가도 굶어죽지는 않겠다. 아버와 정반대네.
2)그녀의 마음 넓음. 좋아하는 남자에게 쵸콜렛 주는 날인 '빼빼로 데이'날에 아파트 입구 경비아저씨에게 "빼빼로 데이 날이에요"라면서 쵸콜렛을 건네 주었다. 아저씨 왈, "빼빼 무슨 날"이라면서 입이 쫙 찢어졌다고 한다.
3)그녀의 한수위. 엄마가 "숙제 잘 한다"고 하니 "엄마, 나 잘 하는데 너무 자꾸 잘한다고 하지마 역겨워". 잉.
4)그녀의 착함. 엄마가 피곤해 하자 " 엄마, 나 오늘 못 도와 드려서 죄송합니다".
5)그녀의 무서운 효성. 어느 날 울먹이며 " 엄마가 지옥에 가면 내가 그 곳에 가서라도 꼭 구해줄게. 그러나 내가 지옥에 가면 엄마는 오지마". 그 효성, 그 희생. " 아 강낭콩 꽂보다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6) 그녀의 섬뜩함. 크리스마스 날이 다가오자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고 해요. 루돌프 사슴이 무슨 하늘을 날아 다니냐고 하면서. 억지로라도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믿어야지. 딸에 따르면 자기 반에 산타 할아버지 믿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하네요. 이건 저의 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대 어린이들의 문제죠. 따뜻한 동심은 사라지고, 차가운 이성만 번뜩이네. 딸 왈, " 산타 할아버지는 안 믿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은 5학년까지 주세요". 뭐야. 믿지도 않으면서.
최근 한 달간 일기장을 훔쳐 보고 난 뒤 재미난 내용을 소개. 딸이 이 같은 이헌태의 천인공로할 역사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알면 크게 노할 것. 그러나 할 수 없지 뭐. 일기장이 거의 코미디더라구요.
"선생님께서 시험을 친다고 하였다---- 나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95점을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좋고 가족도 좋고. 그럴러면 잘 해야지" 나도 좋고 가족도 좋고, 일석이조. 그 생각 좋다.
"우리 엄마는 곰국을 매일 먹게 한다. 어제 저녁 아침도 곰국, 오늘 저녁도 곰국. 월 화 수 모두 곰국 먹었다. 오늘 또 먹으니 지루했다. 선생님께 드리려고 했지만 엄마께서 안된다고 했다. 나는 아직 많은데 왜 안되냐고 물었다. 엄마는 선생님께서 안 좋아할 거라고 말하였다. 나는 기분이 속상했다. 너무 많은데 언제 다 먹지". 야, 바보야, 도시학교에서 누가 선생님에게 곰국을 갖다 주냐. 정신 차려라. 아닌가. 내가 나쁜가.
"화요일에 책을 빌렸었다.---연체료가 올지도 모르니 월요일에 얼른 줘야겠다. 더 보고 싶지만 걱정이 되어서 안된다. --". 니가 왜 연체료 걱정하냐.
"어젯밤에 토를 계속하더니 학교까지 못 가게 생겼다. 엄마께서 학교에 가서 말하고 온다고 나가셨다. 엄마가 통닭을 사오셔서 오빠한테 주었다. 나는 침이 꼴깍 삼켜 오빠한테 한 개만 달라고 해 먹었더니 토는 안하고 맛있기만 해 한 개 더 먹었다. 나는 다 나았구나 생각하면서 일단 쉬고 , 자고 귤4개를 먹고 영어를 했다. 선생님께 말하였더니 다 나아 다행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좀 웃긴다. 통닭 먹고 다 나았다니". 나도 웃긴다. 통닭 먹고 감기가 낫게. 통닭이 무슨 약이냐. 통닭집이 약국이냐. 다 나을 때쯤 되어서 나은 것이지. 다만 그런 의문은 잘 한 것이다.
"오늘 장기자랑을 했다. 거의 망친 것 같지만 재미있었다. 우리는 3번이나 했다.--- 나는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실망은 했지만 말이다. 주연이는 부끄럽다고 그런다. 용기는 있어야지". 맞아 용기가 있어야지. 니는 부끄러움이 없어 큰 사고 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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