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딸자랑은 딸자랑이고. 어린 학생들의 사고도 격세지감이더라구요. 세상이 바뀌어도 크게 바뀌었죠.
좀 다른 얘기지만. 신라시대 때도 고대 이집트 때도 어른들이 "요새 젊은이들 하는 행동 보게. 말세야 말세야"라고 했다나요. '말세' 반대가 뭔 줄 아세요. 좋다는 뜻의 '만세' 지 뭐. '만세' 반대가 뭔 줄 아세요. 예전 저희들 자랄 때는 '김새'라고 했는데. 김이 팍 샌다는 거. 김새, 김새. 뭐야.
호랑이 담배 피우던, 아참 담배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 하여튼 오래 오래 오래 오래 전에도 달라진 세태를 걱정하는 말들이 많았더라구요. 요즘으로 보면 웃기는 거죠. 한 번 모아 보았습니다.
지금부터 3500년전 중국 서주 초기 '書'(공문서) 에 보면. '無 逸 (게으르지 마라)'는 글 한편이 있는데 초반부만 잠깐.
"주공 왈, 아 공무원 (고위관료)은 맡은 직무에 절대로 게으르지 말라. 무엇보다도 먼저 파종과 수확, 즉 농사가 얼마나 힘든가 동정하고 이로써 여가를 즐긴다면 민중의 고통을 이해하리라. 민중을 살펴보면 그들의 부모들은 뼈빠지게 힘들여 씨 뿌리고 거두어들이지만 그들의 자식들은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도무지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들은 펑펑 놀고 지내거나 이 재미 저 재미를 찾아 다닌다. 속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부모들을 무시하면서 '늙은이들이란 도무지 아는게 없어'라는 말을 해댄다" 3500년전 자식들도 엉망이었구만. 지금으로 따지면 이기에 찬 문명에서 떨어져서 흙에서 자란 '순수인간' 그 자체였을 것 같은데.
공자님도 열 받았더라구요. 공자가 노나라를 보고 탄식하니 제자 자유가 그 이유를 묻자 다음과 같이 말했죠.
"대도(요, 순의 5제)가 행해지던 시절과 3대 (하,상,주)의 영명한 군주 시절을 내가 미쳐 보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문자로 기록한 서적이 있다. 대도가 행해지던 시절에는 천하를 모든 사람의 것으로 여기고 어진 사람을 뽑고 유능한 사람을 천거하고 신의를 중시하고 화목을 도모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직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섬기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았다. 노인들이 마지막 여생을 편히 지낼 수 있고 장년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고 어린 아이들이 건전하게 자랄 수 있고 홀아비, 과부, 고아, 늙어 자식 없는 부모, 불구자들이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남자들은 각자의 직분을 가지고있었고 여자들은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있었다.
물건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을 싫어했지만 반드시 자기의 것으로 거두지는 않았다. 힘이 자신으로부터 나오지 않는 것을 싫어 했지만 반드시 자신만을 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음모가 사라져 일어나지 않고 강도나 도둑이나 불량배들이 나쁜 짓을 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바깥문을 잠그지 않았다. 이것을 이르러 대동이라 한다.
오늘날의 대도가 이미 사라지고 천하를 자기 집의 것으로 여겼다. 각자 자기의 부모만 부모로 여기고 각자 자기의 자식만 자식으로 여겼다. 재물과 힘은 모두 자기만을 위하고 (천자제후등) 통치자들은 지위를 대대로 세습하는 것을 제도로 삼았으며 성곽을 쌓고 성의 못을 파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공자님이시여.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자기 새끼, 자기 마누라, 자기 가족밖에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갈수록 그런 방향으로 더 나아가더라구요. 2천 5백년 전에도 그랬구나. 인간들이 원래 그렇고 그렇구만요. 고치기 힘들다는 것인가. 나도 모르겠다.
뱀 다리. 공자는 요, 순의 5제의 정치를 '대동' 그리고 하, 상, 주의 3대의 정치를 '소강' 으로 삼았죠. 대동은 '천하가 태평하다'는 뜻이고 소강은 '나라가 평안'하다는 뜻. 메이저급과 마이너급이라는 뜻이구만. 대한민국은 메이저급이든 마이너급이든 평안한 세월이 언제 오려나.
순자도 머리 뚜껑이 열렸더라구요. "옛날의 학자들은 스스로를 늘 훌륭하게 하기위해 공부하였지만 오늘날의 학자는 남에게 보여 영달이나 하기 위해 공부한다. 군자는 학문으로 자기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꾼다. 소인은 학문으로 남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 "
삼국지에 나오는 위대한 시인이자 영웅인 '조조' 아시죠. 그 아들 조비가 중국 현존 최초의 문학비평논문인 "典論 , 논문'을 썼죠. 아버지와 어깨를 견줄만한 '걸물' 이죠. '조씨 부자 만세'.
나중에 송나라 소동파의 소씨 일가도 대단했죠. 소동파(소식)의 동생 소철, 그리고 아버지 소순 3명이 '송팔대가'에 한꺼번에 속했으니. 인류사에 드문 일이죠. '똘똘한 집안'이죠. 이외에도 당의 한유, 유종권, 송의 구양수, 증공, 왕안석이 포함되어 있죠. 다들 기라성 같은 인물이죠.
그에 앞서 동진의 서예가, 소위 서성(書 聖) '왕희지'. 그 아들인 왕헌지와 함께 두부자가 서예로서 날렸죠. 형제는 용감했다. 부자는 용감했다.
한국도 대통령과 그 아들, 재벌회장과 그 아들, 연예인과 그 아들--. 용감무식한 부자들과 형제들이 적잖아서 말이죠.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지만. 이헌태와 이원교, 저희 집 기대해주세요. 아버지 닮아서 헛소리 잘하는 부자 나올지. 싹수가 있는 것 같아요, 딸과 아들 모두. 저희 집은 '부전자전'이 아니고 '부전여전'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좀 더 높은 것 같아요.
조비에 따르면 "옛사람들은 크고 진귀한 옥을 천하게 여기고 짧은 시간을 귀중하게 여겼으며 시간이 헛되이 지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힘써 노력하지 않고 빈천해지면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부귀해지면 향락에 빠져 마침내 눈앞의 일을 꾀할 뿐 천추의 공업을 포기한다. 세월은 하늘에서 사라지고 신체의 모습은 땅에서 노쇠해지다가 갑자기 만물과 더불어 변화하니 이것이 바로 뜻 있는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는 것이다"
조조가 만년에 쓴 시 한수. 생자필멸 (生者必滅). "생물이 처음 태어난 것은 / 조물주가 빚어낸 것이니 / 끝이 없는 것 없어라 / 끝이 없는 것 없어라 / 성현도 피할 수가 없으니 / 어찌 그 일로 근심하리오"
한나라 사마천 이후 가장 뛰어난 문장가이며 공자, 맹자의 계승자를 자부했던 당나라 한유(768-824). 그는 '3대와 양한 (兩漢)의 글이 아니면 감히 보지도 않았고 성인의 뜻이 아니면 감히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고 했다고 하네요. 뭐 그럴 필요가.
그도 '사설' (師 說)에서 한마디. "옛날의 성인들은 보통 사람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지만 그래도 스승을 쫓아 가름침을 청했다. 오늘날의 보통사람들은 성인보다 역시 훨씬 뒤떨어지지만 그러나 스승에게 배우기를 부끄러워 한다. 그래서 성인은 더욱 성스러워지고 어리석은 사람은 더욱 어리석어진다" .
중국최대의 편년체통사인 '자치통감'을 지어내고 재상까지 지낸 북송의 대학자이며 정치가인 사마광이 아들에게 한 훈시 글에서 당시 세태를 통탄했더라구요.
" 옛날 사람들은 검소한 것을 미덕으로 삼았는데 오늘날의 사람들은 오히려 검소한 것을 서로 결점이라고 비웃으니 아, 참 괴이하다. 요즈음 몇 년 동안의 풍속은 더욱 사치해져서 하인이 선비처럼 복장을 하고 농부가 비단 신발을 신고 다닌다. 나의 기억으로 천성 연간에 선친이 군목판관을 지낼 때 손님이 찾아오면 술상을 차리지 않은 적이 없으나 혹은 3잔 아니면 5잔을 권하고 많아야 7잔을 넘지 않았다.
술은 시장에서 사오고 과일은 배 밤 대추 감과 같은 종류에 그치고 술 안주로는 말린 고기 절인 고기 채소국에 그쳤으며 그릇은 자기와 칠기를 사용했다. 당시 사대부의 집은 모두 그러했으나 사람들은 서로 비난하지 않았다. 모임도 자주 있고 예의도 정성스러웠으며 차린 음식은 보잘 것 없어도 인정은 두터웠다.
근래 사대부의 집은 만일 술이 관의 것이 아니고 과일과 안주가 먼 지방에서 가져온 진귀한 것이 아니고 음식이 여러 종류가 아니고 그릇이 식탁에 가득 차지 않으면 감히 손님을 초대하지 못한다. 그래서 왕왕 몇 달 동안 모임을 위해 준비를 하고 그런 다음에 감히 초대장을 보낸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다투어 그를 비난하고 매우 인색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세속의 사치풍조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대체로 드물다. 아 풍속이 이와 같이 퇴폐하였으니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비록 금지는 할 수 없다 해도 차마 그것을 조장할 수 가 있는가. (중략)
참지정사 노종도가 간관을 지낼 때 진종이 사람을 보내 급히 그를 소환했는데 술집에서 찾아냈다. 입궁한 후 그가 어디서 왔는가를 묻자 사실대로 대답했다. 인종 임금이 물어 말했다. "경은 청렴하고 신망을 받는 관리인데 어찌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가"라고 하자 이에 노종도는 "저는 집이 가난하여 손님이 찾아오면 그릇 요리 안주 과일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술집에 가서 그들에게 술을 대접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임금은 숨김이 없으므로 인해 더욱 그를 존중했다."
여기에 좋은 글도 있더라구요. 1) 절검은 모든 덕행의 공통된 특징이다. 2) 사치하는 사람이 관리의 자리에 있으면 반드시 뇌물을 받게 되고 평민으로 마을에 거처하면 반드시 도둑질을 하게된다. 3) 사치는 악행중의 가장 큰 것이다.
아들 훈시 가운데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훈계도 눈길을 끌만하다. 톨스토이는 16살 아들에게 "어떻게 실현할 지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꿈만 꾸는 것,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평생을 행복하게 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백만분의 일의 가능성도 없는 거다. 결혼은 완전히 성숙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할 때만 합당해질 수 있다"
이헌태 아들, 이원교에게 '딱' 인 교훈이네. 이 놈은 '쭉쭉빵빵' 만 찾구 있으니. 아버지와 달리. 아버지 닮았다고요. 생사람잡네 (난리치고 흥분하면서). 이헌태 니가 와 더 흥분하는데. 하여튼 이원교, 꿈깨고, 좋은 사람 만나 서로 노력하면서 열심히 사는 게 인생이란다.
이야기가 옆길로 새었는데. 하여튼 옛날에도 한심한 세태들이 많았는가 봐요. 성현들이 입장에서는 답답해서 속이 터졌는가 봐요. 여기서 퀴즈하나. 정답은.
1)인간세상이 나빠졌다가 좋아졌다가 지 마음대로 왔다리 갔다리 되풀이 한다. 2) 인간세상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오히려 더 나쁘게 되어 왔다. 3) 인간세상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그래도 더 좋아졌다 4) 인간들 자체가 원래 한심하기도 하다가 또 훌륭하기도 한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종족이다.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입 아플 뿐이다. 5) 답 없다. 정답은 저도 모르겠어요.
과거에 인간들이 흉악하게 산 때도 있었는 것 같고 또 사람들이 착하게 산 때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희망을 갖고 살아야죠. 이제 조만간 '물질적 풍요'를 완성하고 '정신적 풍요'를 누리는 완전정복의 시대로 나아가야죠.
지능과 지식, 사고, 사상 면에서는 어떤가 모르겠네. 지금 21세기 인류가 현생인류의 시작인 네안데르탈인에서 나아진 게 없다는 얘기도 있어요. 수 천년 전의 예수님, 석가, 공자보다 뛰어난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고. 오래 오래 오래 전의 주역과 음양오행설도 탁월한 인간발명품이죠. 지금 '벤처 시대' 라고 하지만 신석기 시대 끝자락에 청동기문화가 또 청동기 시대 끝자락에 철기문화가 나온 것도 지금과 비교하면 혁명적인 기술 진보인 셈이죠. 또 18세기 보다 이성과 합리가 더 활개를 친 19세기가 더 잔인했고 20세기에도 대규모 전쟁이 벌어져 피의 살육이 진행되었고 하네요.
어떤 분은 '인류의 역사는 두개의 수레 바퀴인 성(생식)과 노동의 해방을 위한 노력'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는 점점 완성되어 간다고 했더라구요. 또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은 불과 수백년까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인 신장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 이전에는 왕이 사람 죽이는 것은 지 멋대로 였죠. 남자 성기 잘라서 말려 주렁주렁 목에 걸고도 다녔더라구요. 또 엽기.
그렇다면 이제 여명이 비치고 있는 데 불과하지만 대망의 21세기는 어떻게 될지. 이헌태의 희망찬 결론, "폭력은 줄어들 것이며 결국 우리 인간이 지니고 있는 자비로운 본성의 승리를 확신한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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