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시청에서 동북쪽으로 약 10km쯤 떨어진 곳. 동명고속도로 및 신칸센과 접하는 이 곳에는 벌써 15년째 개발이 진행 중이다
나고야시가 '사이언스 파크(NSP.Nagoya Science Park)'로 지정한 이 곳은 공업도시 나고야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기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장소.
일본 최고의 제조업 기지인 나고야시는 산업공동화 조짐이 나타난 1980년대 초반부터 굴뚝산업을 개편시켜줄 대안을 모색해왔다.
◇기술도시로의 도약
나고야시는 1980년대 초반 '몸으로' 만드는 생산에서 '머리로' 만드는 생산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값싼 노동력과 공장용지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굴뚝공장들을 보면서 연구기능 보완을 통해 나고야의 산업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나고야시는 이에 따라 연구기관과 대학, 첨단 민간기업 유치를 목표로 민간부문과 공동으로 NSP를 만들기로 하고 1987년 사업을 시작했다.
나고야시는 1988년부터는 시정 제1의 목표로 NSP활성화를 삼고 각종 기관 유치에 나섰다.
지방이 연구기관 유치에 나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업 시작 몇 년이 지났지만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나고야시는 끈기를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97년 NSP에는 국립이화학연구소가 들어왔고 로봇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지방연구소 2곳도 비슷한 시기에 입주했다.
지난 2001년에는 세라믹연구소, 고온에서 가동되는 센서 연구센터, 나노연구소, 유기폐기물 연구소, 다이옥신 분해 연구소 등 다양한 연구소가 잇따라 입주했다.
연구단지의 체계가 갖춰진 것.
2002년 봄에는 중소기업을 위한 임대형 연구시설이 완공됐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도와줄 시설.
나고야시는 향후 NSP에다 대학 공학부와 민간연구개발시설을 추가로 유치할 예정이다.
나고야의 제조업 기반에다 연구개발기능을 접목, 21세기 나고야의 경제번영을 가져오자는 것이다.
나고야시는 이를 위해 NSP에 들어오는 민간기업에 대해 부동산 취득세를 기존 세액의 25%만 내게하고 자금이 부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연리 1.05%에서 4.05%에 이르는 저금리로 필요자금을 빌려주는 조건도 만들었다.
나고야시는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 연구개발기능을 갖춘 2개의 민간기업이 NSP에 들어왔고 연내로 같은 조건을 가진 5개 정도의 기업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굴뚝을 디자인
나고야시는 1989년 시 창설 100주년을 맞아 '세계디자인 박람회'를 개최한 뒤 '디자인 도시'를 선언했다.
굴뚝도시 나고야가 21세기에도 번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기능 축적과 동시에 기존 산업에 디자인을 접목시켜야한다는 것.
나고야시는 경제계와 힘을 합쳐 디자인 도시 추진위원회를 만든 뒤 1996년 10월 나고야시내에 국제디자인센터를 완공했다.
디자인인큐베이터와 세미나실, 도서관, 극장, 갤러리, 쇼핑몰 등이 이 곳에 함께 들어왔다.
디자인센터는 480억엔이 투자돼 연면적 9만1천668㎡, 지하4층 지상12층, 23층의 쌍둥이형 빌딩으로 만들어졌다.
이 곳엔 젊은이들로 항상 북적인다.
'무엇이든지 디자인한다'는 생각의 실무공간. 젊은이들은 이 곳에서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놀면서, 쇼핑하면서 디자인 마인드를 저절로 체득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디자인센터를 방문했을 당시 헤어디자인 쇼를 관람하고 있던 나카다(18)군은 "이 곳에는 볼거리가 많아 디자인에 대한 느낌을 익힐 수 있다"며 "다른 지역 사람들도 디자인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나고야의 국제디자인센터는 일본내 디자이너들의 집합지이기도 하지만 국제적 디자인 명소로 이미 올라섰다.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의 연수 기능까지 맡고 있다
나고야시는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도 이 곳에서 연수를 받는다고 했다.
나고야시는 국제디자인센터를 만들면서 도시디자인도 함께 고려했다.
고등학교가 시 외곽으로 이전해나가자 이 곳을 국제디자인센터 자리로 잡은 것.
고교때문에 부근에 상업기능이 발달하기 어려웠지만 디자인센터가 들어서자 부근 블럭도 상업시설로 변모했다.
나고야는 디자인 도시로서의 자리를 완전히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세계그래픽국제회의가 열렸고 1998년에는 인테리어 박람회가 열리는 등 그래픽과 인테리어 이벤트도 수시로 개최되고 있다
디자인 기술을 떠받쳐줄 연구기능도 강화돼 나고야엔 디자인 학과가 있는 대학만 20개에 이른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설명)나고야시는 21세기 제조업의 핵심은 디자인이라고 보고 제조업기반의 굴뚝도시 나고야에 디자인을 접목했다. 세계적 디자인 도시로 발돋음한 나고야의 국제디자인센터. 박순국기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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