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 연휴 웃음잔치 신나겠네-가족함께 전통놀이

우리네 명절 '설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까치 울음소리에 잠을 깨면 올 한해 운수대통할 것 같은 '설'. 교통대란이니 주부 명절증후군이니 하며 곤욕을 치르기도 하지만 알록달록 때때옷을 입은 손자.손녀에게 세배받으며 서로 덕담을 나누는 모습은 명절 아니면 느껴보지 못할 정겨움이다.

그렇게 서로 보고 싶어했건만 한참 보지 못한 탓에 막상 차례상을 물리고 나면 조금은 서먹해지기 마련. 이럴 땐 온 가족들이 함께 하는 전통놀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민속놀이를 통해 서로 응원하고 박장대소하다보면 어느새 서로의 끈끈한 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윷놀이

윷놀이는 꼭 명절 때가 아니라도 여럿이 모이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민속놀이 중 하나. 가족.친지들이 모여 윷판을 펴놓고 "모야" "도야" 외치며 엎치락 뒤치락 하다보면 어느 게임보다 스릴있고 흥미진진하다.

기록에 따르면 윷놀이는 부여시대 왕이 다섯 종류의 가축을 다섯 부락에 나눠주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키는 일에 비유,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된다.

윷판에서 한번에 움직이는 거리도 이 동물들의 특성에 따라 정했다.

몸 크기의 차이를 보면 개보다 양, 양보다 소, 소보다 말이 더 크다.

돼지는 개보다 몸집이 크지만, 걸음이 가장 느려 '도'에 해당한다.

돼지가 한발자국을 뛰는 사이 말은 돼지의 다섯배 정도의 거리를 가는 셈. 확률로는 개가 가장 잘 나오고 다음으로 도나 걸, 윷이나 모는 자주 보기 힘들다.

이런 유래를 알아두면 한층 윷놀이가 재미있다.

▨팽이치기

386세대라면 누구나 한번쯤 어렸을 때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동네 아이들과 팽이치기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런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일부 아이들이 '탑블레이드'라는 신종 팽이를 돌리고 있을 뿐. 이번 설에는 한번 팽이를 만져보자. 어른들에게는 잊혀줬던 동심을, 어린이에겐 색다른 흥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옛날 시골집 아이들은 박달나무로 만든 팽이를 오줌통에 담가두었다고 한다.

오줌통에 넣어두면 팽이의 나무결에 금이 가지 않고 단단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 서로 자기네 팽이를 자랑하며 꽁꽁 얼은 얼음 위에서 친구들과 노끈을 묶은 막대기로 쉴새 없이 쳐대다보면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

팽이놀이 종류는 모두 4가지. 팽이를 돌리다 신호에 맞춰 서로 힘껏 부딪치는 시합, 서로 팽이를 멀리 던져 누구의 팽이가 멀리 날아가나 겨루는 시합, 오래 돌리기 시합, 누가 팽이를 빨리 몰고 돌아오는가 경쟁하는 시합 등이 있다.

▨연날리기

가오리연.방패연.나비연.제비연 등 연은 지방과 날리는 사람에 따라 그 종류만 100여종이 넘는다.

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중국.미국 등 세계 곳곳에 퍼져 있어 딱히 국적도 없다.

그래도 우리 연의 대표격은 장방형의 중앙에 방구멍이 뚫린 방패연이나 아이들이 많이 날리는 꼬리달린 가오리연이라 할 수 있다.

연은 과거 농장의 길흉(吉凶)을 점치고 성공기원.부적 등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연날리기는 지금도 각종 대회가 열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민속놀이. 강변이나 바람이 적절히 부는 곳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연을 이리저리 날리며 새해 소망을 기원한다면 뜻깊은 설날이 되지 않을까. 혹 시간이 있다면 직접 연을 만들어보자. 재료로는 곧은 대나무.창호지.실.풀.칼.물감 등이 필요하다.

창호지에 물을 적셔 다듬질을 한 다음 다리미로 문지르면 종이가 질기고 빳빳해진다.

또 연의 뼈대는 곧은 대나무를 쪼개 칼로 얇게 깎아 긁어주면 된다.

연 만드는 방법은 한국의 전통연(www.kite21.com/kite)이라는 사이트에 잘 나와있다.

▨제기차기

제기는 엽전이나 구멍이 뚫린 주화를 얇고 질긴 한지나 비단에 접어싼 다음, 양 끝을 구멍에 꿰고 그 끝을 여러 갈래로 찢어서 너풀거리게 한 것으로 정초에 주로 즐기는 대표적인 어린이 놀이기구.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명절이 되면 한복을 입은 어른과 어린이들이 모여 제기차기하는 모습이 띄엄띄엄 보였지만 지금은 민속촌 등 특별한 장소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

제기를 잘 차기 위해서는 바람을 등진 상태에서 발 안쪽을 이용해야 한다.

발날이나 바깥쪽에 맞으면 튕겨나가기 십상. 그리고 리듬을 타는 것도 중요하다.

제기를 찰 때 발은 허리 높이 정도, 제기는 눈높이 정도나 그보다 약간 높게 힘조절해야 많이 찰 수 있다.

제기차기는 한 발로 제기를 차고 발이 땅에 닿은 후, 제기가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다시 발로 차는 경우나 발이 땅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제기가 땅에 떨어지지 않게 차는 경우, 양발로 번갈아 차는 경우 등이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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