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받을 때보다 줄 때가 더 행복해요'.
하반신마비 장애를 앓는 김정미(35.달서구 신당동)씨는 장애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복지관 아동들을 대상으로 사랑을 빚고 있다.
매주 한 차례 복지관을 찾아 자신이 배운 칼라믹스 공예기술을 복지관 아동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 현재 김씨의 가르침을 받는 복지관 아이들은 20여명.
'아이들의 웃음이 강의료'라고 말하는 김씨는 "몇 시간 동안 찰흙을 밀고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고되지만 아이들의 웃음에 피곤이 가신다"며 "정(情)을 나누며 사는 것이 소중한 일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꽃다운 나이인 16세때 척추에 농양이 생기면서 하반신마비 장애인(지체장애1급)이 됐다.
장애로 중학교를 중퇴할 수밖에 없었지만 뒤늦게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서울에 가서 봉제기술을 익혀 섬유공장에서 근무했다.
지난 1997년 역시 지체장애 3급을 앓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현재 다섯살 난 아들을 두고 있다.
휠체어에 자신의 몸을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이지만 자신의 재능을 발굴하려는 의지와 봉사정신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복지관의 다양한 교육강좌에 참가했고 봉사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 3월부터 신당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여성장애인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인 '행복만들기'에 참가하면서 '칼라믹스 전문교육(색깔이 있는 찰흙으로 공예품을 만드는 것)'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주3회 이뤄지는 교육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한국수공예협회에 등록하여 현재는 칼라믹스교사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장애를 앓는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소외받으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기술을 익히고 사회적응력을 키우려고 애쓰고 있는 것. 김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 9월부터 신당복지관의 결손가정과 저소득 가정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칼라믹스'교육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자신도 복지관에서 무료교육을 받았기에 이런 기회에 배운 능력을 지역의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베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많은 장애인들이 저처럼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칭찬받을 만큼 큰일을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공부와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등 더욱 바빠질 예정이지만 봉사활동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
"공부는 나를 위한 투자이지만, 봉사는 우리 모두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앞으로 자신이 만든 작품을 판매, 그 수익금으로 저소득 자녀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공부방을 마련하는 것이 꿈이다.
"장애인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시선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장애인 스스로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다"고 말하는 김씨는 "우리 주위에는 '이런 몸으로 어떻게…'라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칠 엄두조차 못내는 장애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모범이 되는 것도 김씨의 올해 작지만 큰 소망 중 하나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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