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회장 出國의혹 檢察책임 크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미국 출국을 두고 "도피냐 연수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도피의혹을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속속 튀어나와 검찰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물론 검찰이나 한화측에선 도피한게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검찰의 출국금지 하루전날 부인과 함께 미국으로 나갔다는건 누가 봐도 도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더욱이 출금(出禁)한다는 사실이 검찰쪽에서 김 회장측으로 흘러들어간게 아니냐 하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검찰쪽에서 펄쩍 뛰는데다 검찰수사의 내용이 단순한 대선자금뿐 아니라 재작년(2002년)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의 정치권 로비에 따른 비자금조성 경위까지 겹쳐져 김 회장의 단독 출국 또는 도피의혹으로 점차 굳어져 가고있다.

도피쪽에 의혹을 갖는 증거로 그가 연수를 받기로한 미국의 대학에 아직 수강신청도 안돼 있을뿐 아니라 체류비자 신청까지 안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검찰의 수사가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김 회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압수수색에서 드러났고 수사내용도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분식회계로 비자금을 조성, 전(前) 정권의 실세에게 로비를 한 일련의 사안에 김 회장이 깊이 관여한게 아니냐하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 놓인 그를 출국토록한 건 어찌됐든 그 1차적인 책임은 검찰에 있다.

지난해부터 모종의 단서를 포착, 임직원들의 소환조사까지 했으면 검찰은 의당 김 회장의 동태를 면밀하게 살펴 출국 움직임이 포착되면 사전에 막았어야 했다.

이런 실수를 검찰은 솔직히 인정하고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그를 신속하게 귀국토록해 중단된 수사를 진척시켜야 한다.

또 김 회장측도 대선자금 사안이 일시적인 도피로 해결될 일이 아닌데다 대한생명 로비에 따른 분식회계 문제까지 겹쳐있어 마냥 피해있을 상황도 아니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국민적 관심사인 점을 감안, 김 회장은 기업의 총수에 걸맞은 처신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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