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장사람들-팔달시장 하차3인방

'하차 인생 25년'.

이말예(63.대구 서구 비산1동), 이옥주(62.대구 서구 비산5동), 변창순(56.대구 북구 칠성동)씨는 대구 팔달시장에서 25년간 배추와 무를 다듬는 속칭 '하차 일'을 하고 있다.

'하차 일'이란 산지에서 채소상회로 도착한 배추, 무 등을 트럭에서 내린 후 다듬어 단으로 묶는 일 등을 말한다.

4반세기 동안 이들은 호흡을 맞췄기에 한치 빈틈없이 일을 척척 해낸다.

세 사람이 한조가 돼 하차 일을 하면 1톤 트럭 2만원, 5톤 트럭 6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한창 바쁠 땐 이틀씩 집에 못들어 가요. 이런 어려움 때문에 '하차 일'을 오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요즘처럼 서민이 살기 어려울 때 궂은 일이지만 일거리가 있고, 밥벌이를 할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이냐며 소박한 마음을 드러내는 이들은 이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

친자매 이상으로 흉허물없이 지내는 이들은 "아프다가도 일터에 나오면 아픈 기운이 싹 가신다"는 이들은 "건강이 허락할 때 같이 좀더 벌고, 퇴직(?)도 같이 할 것"이라며 서민이 몸수고를 들이지 않고 돈벌 곳이 어디 있느냐며 웃는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