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엔 브루셀라病...'엎친데 덮친' 경주시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조류독감)와 가금티푸스, 돼지 설사병에 이어 소 브루셀라병까지 발병하면서 경주지역이 '가축 전염병의 온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상황 파악조차 늦는 등 허둥대면서 방역에 허점을 드러내 가축 전염병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경북도가축위생시험소 동부지소와 경주시는 30일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송모씨가 사육 중인 한우 번식우 31마리에 대한 혈청검사 결과 13마리가 브루셀라 양성으로 판정돼 살(殺)처분키로 하고 사육농가와 보상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송씨 농장 한우는 지난 26일 송아지를 출산하면서 폐사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여 가축위생시험소에 신고됐고 혈청을 채취, 3일간 정밀검사한 결과 13마리가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조류독감 발병과 비슷한 시기에 외동읍의 한 육계농장에서 가금티푸스가 발생, 하루 닭 150여 마리가 죽어나가는 등 총 6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1개월이나 지나 뒤늦게 병아리 입식당시 예방접종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등 조기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또 새해 들어 경주시 외동읍 돼지 사육농가에서 유행성 돼지설사병이 발생해 20여 마리의 어린 돼지가 폐사했으나 방역당국은 20여일 동안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이처럼 경주지역에서 가축 전염병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은 경주가 타지에 비해 가축 사육두수가 많은데다 경주시 축수산과 직원 20여명 중 절반이 수산직이고 방역당담 공무원도 수의직이 아니어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역에 나선 공무원에 대한 교육 등에도 소홀해 각종 가축 전염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농민들이 이상징후가 나타난 가축을 발견하고도 값 폭락을 우려해 제때 신고를 하지않아 가축질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주시 축수산과 김영족 방역담당은 "가축질병 발생농가들이 폐사한 가축을 자체 매립, 소각하는 경우가 많아 2차감염까지 우려된다"며 "농민들이 검증되지 않은 가축을 마구잡이로 사들여 사육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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