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업중단.감산...'철강대란' 현실로

국내 철강대란 우려(본보 1월30일자)가 가시화하고 있다.

고철 등 국제 철강 값이 오르면서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중소 철강사가 조업을 중단하거나 감산체제에 돌입했고 철근 등 철강재 조달이 차질을 빚은 일부 건설 현장은 공기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한파와 폭설로 겨울철 공사를 중단했던 상당수 건설 현장과 지난해 태풍 '매미' 피해복구 공사가 이번 주부터 본격 재개되면 철강재 공급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항공단내 철근메이커인 ㄷ사 등 일부 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하거나 감산에 들어갔다. 최근 값이 폭등한 수입원자재 빌렛(철근 소재)을 제때 들여오지 못하거나, 원자재 값 인상으로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자재난 부족 사태가 단시일내 해결될 가능성이 없어 조업중단 및 감산 업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철강재 품귀와 가격 추가 인상을 우려한 가수요까지 발생해 상당수 건설 현장이 철근과 H빔 등을 제 때 못구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항공단 한 대기업 관계자는 철강재 품귀와 관련, "하루 평균 생산량이 8천여t으로 평소와 비슷하고 고철 재고량도 평균치인 7~10일치를 유지해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 공급차질이 발생한 것은 아니나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부 대기업 등 자금력이 있는 수요업체가 미리 제품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서울 청계천 복원공사와 부산 지하철 공사장 등 일부 대규모 건설현장과 거래하는 한 철강유통상은 "지난주 초부터 일부 공사장에서 철근 등이 공급되지 않아 부분적인 공사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경북 도내에서 토목공사를 벌이는 한 업체 임원도 "오는 12일 이전에 200여t 가량의 철근을 구하지 못하면 2주 이상 공기연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부 건설사들은 관리직원들까지 동원, 철근 등 공사자재 확보에 나서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관련기사--==>중국 싹쓸이...철강재 가격폭등.품귀 / 2004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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