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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TV방송에 '쇼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가 있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알려지지 않았던 문화재를 방송을 통해 발굴하고자 하는 의도로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출품된 문화재를 인기연예인이 나름의 진품여부와 명품정도를 판단하여 쇼 차원의 감정가를 매기고 이를 다시 사계의 전문감정위원이 감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화재를 출품한 소장자 역시 희망가격을 제시하게 되며 진품여부는 커다란 숫자판의 감정금액이 희망금액보다 높게 표시되는 것으로 판정된다.

이 방송프로가 알려지지 않았던 개인 소장 문화재의 발굴과 출품된 문화재에 관한 정보를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순기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프로의 방영 초기부터 고고학회 등 학계에서 이 프로의 폐해를 주장한 것처럼 여기에는 문화재를 돈으로 그대로 환산하는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의 감정은 진위여부의 판단과 함께 역사적, 문화적 차원의 가치를 밝히는 데 비중을 두어야 하겠으며, 문화재가 지닌 재화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두어야 하겠다.

지난 날 문화재가 돈으로 오해되어 음성거래가 이루어짐으로써 얼마나 많은 문화재를 국외로 유출시켰으며, 또 얼마나 많은 도굴을 부추겼는가를 생각하면 문화재의 가치를 방송프로의 감정금액으로 표시하는 행위는 공공의 방송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방송이 지니는 전파성과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시청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문화재를 돈으로 오해할 소지가 자못 크다고 하겠으며,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생각할 때 진행방식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지금부터라도 출품된 문화재의 감정금액을 삭제하고 그 대신에 출품문화재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소장 가치에 대한 방청객 또는 네티즌의 평가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떨지, 이로써 '쇼 진품명품'이 원래 목적하였던 바를 더욱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박승규(영남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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