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건설본부가 범어역, 만촌역, 죽전역, 반고개역 등 네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2호선 역의 지상 출입구를 한쪽으로만 설치한 데 대해 인근 주민들은 "명백한 설계부실"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9일 본지에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지하철 건설본부를 방문, 주민 773명의 날인을 받은 진정서를 접수시켜 사태는 확대 일로를 걷게 됐다.
시는 지하철 출입구 설치와 관련해 시민들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공람'을 통해 절차상의 합법성을 얻었다지만, 현장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아 실체적인 정당성은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6년까지 완공하겠다는 3호선(경전철) 건설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4호선은 공사계획조차 없는 마당에 "3, 4호선 설치 때 지하철 출입구를 내겠다"고 고집하는 건설본부측의 입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10년전 상황이 지금은 달라졌지만…"이라며 얼버무릴 뿐이다.
김규택 수성구청장도 "모든 주민들의 동선이 동쪽편으로 향해 있는데, 이곳에 출입구를 두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머리를 가로 저었다.
구청과의 협의만 있었더라도 대각선으로 출입구를 내는 식의 대안을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건설본부측의 무사안일한 태도다.
본부측은 지하철 1호선 상인역 인근에 입점 예정인 백화점의 편의를 위해 기존 출입구 4곳 외에 1곳의 출입구를 더 설치토록 최근 설계변경을 해줬다.
사전협의를 거쳤을 뿐 아니라, 기업의 돈으로 출입구를 내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 주민대표는 "그렇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국민의 편의를 저버리는 것은 무슨 경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설본부측 한 관계자의 얘기는 시의 무사안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이미 다 결정된 일인데 어떡합니까. 아무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사회1부.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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