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18일로 1년이다.
세계 지하철 역사 100년 중 지하철 재해 사망자가 100명을 넘긴 3건의 사건 중 2건이 대구지하철 1호선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돌이켜볼때 지금 대구시와 시민들이 안전에 대해 어느 정도 경각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구참사 소식을 접한 일본은 외국인들을 통제시킨 가운데 우리의 화재현장을 실제 그대로 재현해 실험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실험을 통해 종합적인 연구 데이터를 축적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끝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얼마전 발생한 홍콩의 지하철 화재사고의 경우도 우리에게 안전대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우쳐주고 있다.
안전은 정확하다.
지키려고 노력하는 자들에게만 안전이 확보되는 것이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대구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사고 때도 사전에 많은 신고가 있었지만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일이 터졌다.
신남네거리 지하철 붕괴사고 역시 사전에 수많은 신고가 있었지만 이 또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재해는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여러 차례 경고를 보낸다.
재해의 특성은 동종의 재해나 유사의 재해가 반복해서 일어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무시하고 있다.
20여년동안 안전을 공부하면서 재해가 일어난 곳의 원인조사를 해본 결과 원인모를 재해가 발생한 사례를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모든 재해는 '재래형' 재해이며,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원칙과 기준, 규정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반복해서 일어난다
지하철 몇몇 곳에 수막 커튼과 야광표시판을 시공했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목소리만 높았지 이같은 일부 사후조치 외 눈에 띄는 안전대책은 아직도 없다.
대구지하철공사 직원은 모두 1천300명이지만 안전교육전문가 한명 없는 실정이다.
하루 1억원씩 적자를 보는 판에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안전은 투자한만큼 돌아온다.
안전을 경영의 제일로 한 U.S스틸 개리 회장의 경영의지가 세계최고의 기업을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안전없이는 기업도 개인도 없다'고 한 어느 일본경영자협회장의 말도 안전을 소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지하철 참사때 각계 지도자들이 현장을 다녀갔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얼마나 다짐했던가. 그런데 아직도 이 다짐이 유효한지 궁금하다.
국가든 도시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안전에 대한 의지없이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안전한 생활습관은 나(우리) 스스로를 위하는 것이기에 모든 안전규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안전대책은 기술적 대책, 규제적 대책, 교육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시간과 투자, 노력이 가장 많이 들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교육적인 대책이다.
지하철 참사후 대구시가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최고의 교육장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필자는 지난 여름 담당공무원들과 수차례 현장답사를 다니고 계획안도 제시했지만 이런저런 이유와 무관심 속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
또 지난해 자동차교통관리개선 특별회계법에서 교통안전공원이 없는 5개 지역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남원, 원주시 등 타 지자체들은 미리 정보를 알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등 노력끝에 현재 훌륭한 교육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와 비교해 볼때 대구시와 담당자들은 너무나 대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전은 종합학문이다.
안전관리에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힘이 보태져야 한다.
정책결정자와 관리자, 구성원의 안전에 대한 의지와 투자가 요구되며, 안전을 향한 실천이 있어야 보장을 받는 것이다
오직 실천만이 최선의 안전대책이다.
최상복 대구한의대교수.산업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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