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문회, 감세청탁.대선자금 추궁

국회 법사위는 10일 오후 국세청에서 '불법 대선자금 등에 관한 청문회'를 열고

썬앤문 그룹 감세청탁 의혹, 대선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 불법대선자금 등에

대한 기관보고를 듣고 증인신문을 벌였다.

법사위는 청문회에서 이용섭 국세청장, 김성래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 손영래

전 국세청장, 이원호 청주 리오호텔 사장 등 7명의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썬앤문 감

세청탁 과정에서의 노 후보 개입여부, 불법 대선자금 조성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653억원의 사설펀드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노 대통령 사돈 민경찬씨와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 이영로씨,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 등 주요 증인 9명은 출석

을 거부했고, 열린우리당 의원 2명도 퇴장해 '반쪽 청문회'로 진행됐다.

썬앤문그룹 전 부회장 김성래씨는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의 2002년 12월 노 후

보에 대한 대선자금 제공설과 관련, '대선자금 제공을 목격했느냐'는 민주당 함승희

(咸承熙) 의원 등의 질문에 "목격한 것은 부산에 갔을 때 한번"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봉투 안에 든 돈은 못 봐서 금액은 추정할 수 없으나, 세 뭉치를 갖고

가 한 뭉치는 신상우 전 의원에게 줬고, 나머지 두 뭉치는 노 후보에게 김해호텔 객

실에서 문 회장이 직접 전달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두 뭉치는 크기로 봐서 5천만

원씩 1억원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감세청탁 의혹과 관련, 김씨는 "같이 회계업무를 맡은 세무사로부터 '노 후보가

전화를 해주면 손영래 (당시) 국세청장이 감세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는 부탁을 받고 문 회장에게 얘기해 문 회장이 안희정씨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안희정씨가 부산에 내려가서 노 후보에게 부탁했고, 노 후보가 첫날 전

화했을 때는 손 청장이 없어 통화가 안됐고 그 다음날 통화가 됐다고 나중에 문 회

장한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안희정씨와는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면서

"양심을 걸고 말하건대 노 후보에게 전화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해 김성래씨의 진술

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는 한나라당이 주장해온 썬앤문의 노 후보 측근 이광재씨에 대한 95억원 제

공설과 관련된 녹취록에 대해서는 "대검에서 조사받으면서 분석해보니까 '이양재'를

잘못 들은 것 같다"며 부인했다.

의원들은 이밖에 썬앤문 불법대출 등에 노 대통령 측근 등이 개입한 의혹을 집

중 제기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거나 관련 진술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앞서 법사위는 오전 금융감독원에서 기관보고 및 증인신문을 실시하려 했으나,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25명이 "야당이 정략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청문회는

용납할 수 없다"며 회의실을 점거, 저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법사위는 민경찬 사설펀드 조성의혹과 관련, 오는 20일 경찰청을 상대로 청문회

를 추가 실시키로 했고, 금감원도 추후 청문회를 다시 개최할 방침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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