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발라드만 하냐구요? 아직 발라드 하나도 제대로 다 못했으니까요." 1990년 데뷔 이래 14년 동안 1천4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국민가수'급 발라드 가수 신승훈이 9집 신보 'Ninth Reply'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한다.
"어머니는 제게 이제 반 정도 왔다고 그러세요. 패티김의 '초우'가 최고의 명곡이라고 하시거든요. 저도 누구나 공감하는 명곡을 쓰기 위해 반 정도밖에 못 온 것 같아요."
신승훈은 스스로 인정하는 대중가수다. "대중들에게 외면당하면 '대중들이 내 음악 수준을 못 따라가서 그렇다'고 위안하는 건 안 된다고 봐요. 제 음악이 한 걸음 성큼 앞서는 음악은 아닐지언정 반 걸음 정도만 앞서서 대중들과 호흡하면서 그분들이 제 노래를 듣고 '아, 그때 그랬지' 하고 회상에 잠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년 6개월만에 발표한 9집은 24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가미된 타이틀곡 '그런 날이 오겠죠'를 비롯해 '두 번 헤어지는 일'.'어쩌죠', '그댈 잊는다는 게' 등 감미로운 신승훈표 발라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작은 가사나 분위기가 '애절','처절'이었다면 이번에는 '애틋'으로 바뀌었어요. 음악적으로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땐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떠올라요. '한 획을 그으려고 하지 마라. 점 하나씩이라도 꾸준히 찍으면 그게 나중에는 획으로 보일거다'고 하셨거든요. 제가 힙합이나 록을 하면 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제 장기는 발라드니까요."
그러나 이번 앨범에는 뮤지컬 배우 김선경씨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뮤지컬 풍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국악과 가요를 접목한 '애심가', '애이불비2'등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오롯이 담겨 있다.
가장 속을 썩인 곡이 마지막곡 '애이불비2'였어요. 보통 편곡하고 구성. 악기 등 2-3일 시간이면 되는데 이 노래는 사물놀이, 대금, 아쟁, 가야금 등을 다 쓰다 보니까 참 어렵더라고요. 5선지로 표현된 것도 아니고 해서 좀 부끄럽긴 해도 연주자한테 가서 '저기요 뚜둥.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직접 흉내를 내가면서 주문을 했죠."
그밖에도 콘서트를 위한 빠른 템포의 댄스곡 '네멋대로 해라'와 '그녀와 마지막 춤을' 등 경쾌한 노래들도 실었다.
그는 앨범 제목을 '아홉 번째 답장'이란 뜻으로 '9th Reply'라고 지었다. "어느 팬이 그러더군요. 오빠 우리 팬레터 많이 읽어 보냐고요. 솔직하게 어떻게 다 읽어보지는 못한다고 미안해 했죠. 그래도 1년6개월만에 답장 나오잖아라고 대답했죠. 앨범은 제 앨범을 한장이라고 가지고 있을 팬들 모두에게 띄우는 답장입니다."
이후 가요계의 맏형으로서 음반업계 전반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모든 걸 MP3 탓으로 돌리는 건 잘못입니다. 대중들의 귀와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잘 모르는 것같아요. 위축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잘 만든 좋은 노래는 인기가 있잖아요. 팬들은 처음에는 포장에 신경쓴 앨범을 샀더라도 지금은 좋은 알맹이(음악)가 아니면 외면하는 거죠."
가수와 방송매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도 피력했다. "저도 TV로 큰 스타인 걸 인정합니다. 가수가 TV를 통해 인기가 있으면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죠. 특히 노래할 프로그램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러다가 음악적으로 연륜이 쌓이면 누구나 콘서트 같이 노래만 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콘서트에 익숙할 만 하면 어느새 대중들과 멀어져요. TV에서 안보이면 어느새 잊혀지는 거예요. 그러면 공연장이 텅 비고 공연을 할 수가 없죠."
신승훈은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전국 13개 도시를 돌며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신곡을 발표하는 것도 콘서트가 처음이다.
"오프닝을 사물놀이로 흥겹게 할 생각입니다. 공연장에 오신 분들은 제가 분위기 잡고 발라드만 하는 가수가 아니란 걸 느끼신다고 하더라고요. 오랜만에 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무척 설렙니다."
그는 그동안에도 서태지와 비슷한 시기에 신보를 발표한 적이 많았다. "태지는 제가 '보이지 않는 사랑'으로 활동할 때 데뷔했어요. 분장실에서 보면 인사도 하고 농담도 건네고 그랬는데 지금도 친한 후배입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함께 영화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듯이 태지와 제가 침체된 음반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으면 좋겠습니다."(연합뉴스)
사진 : 신승훈의 9집 새앨범인 'Ninth Reply'의 표지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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