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직 30대, 은행강도 실패 후 음독

대구 수성경찰서는 10일 낮 12시쯤 대구 수성구 수성1가 새마을금고 분소에서 미리 준비한 화공약품을 뿌리며 돈을 요구한 혐의로 이모(39.대구 서구 비산동)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새마을금고 창구 앞에서 음료수 페트병에 든 액체 화공약품을 뿌리며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다 직원 오모(37)씨가 제지하자 오씨의 얼굴에 화공약품을 뿌리고 달아났다는 것. 이때문에 오씨는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새마을금고를 빠져나간 이씨는 인근의 주택가 골목으로 달아나다 주민들이 쫓아오자 화공약품을 마신뒤 쓰러져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음료수 페트병을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이씨가 퇴원하는 대로 구속수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씨 가족에 따르면 이씨는 성서공단내 금속가공업체에서 일당 8만원을 받고 일용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11월쯤 허리를 다쳐 실직한 뒤 생활고를 겪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인 박모(35)씨는 "남편이 실직한 뒤 분식점까지 열어보았지만 모두 허사였다. 실직사실을 숨겨 전혀 몰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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