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위1%' 인터넷 입시사이트 해킹 당해

'상위 1%' 수험생들이 만든 유명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자료가

모두 삭제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이번 사건이 상위권 학생들에게 반감을 가진 해커의 의도적인 범행으로 추

정됨에 따라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 등에 따른 첨예한 갈등이 '성적격차 갈등'으로

확산되는 징후로 보여 주목된다.

11일 인터넷 대입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르비스 옵티무스(www.orbi7.com)'

에 따르면 이날 자정께 해커의 침입으로 사이트 가동이 중단됐다.

해커는 이날 오전 0시께 사이트의 2개 서버에 침입해 약 12분만에 1.2번 서버의

하드디스크 자료 전부를 모두 삭제한 뒤 '이런 사이트는 폐쇄돼야 한다'는 내용의

짧은 메시지를 사이트에 남기고 사라졌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서울대 의대 1학년 이모(22)씨는 "해킹을 당한 직후 서버

자료가 해킹당한 상태로 백업되면서 이전의 백업자료가 지워져 어려움이 많다"며 "

특히 최근 1주일간 게시판 자료가 올해 합격자 발표 결과 등이 담겨 있어 중요한데

이 부분은 복구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우리 사이트가 그간 상위 1% 수험생만을 위한 사이트로 알려지면서 상

위권에 속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반감을 내보인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 해커가

남긴 메시지 등을 보니 그런 동기에서 범행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사이트측은 경찰청 사이터테러대응센터에 사고를 신고하고 해킹당한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지했으며 경찰은 서버 호스팅업체 등을 상대로 사고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사이트측은 해킹 범인에 대해 사이트의 데이터 손실로 인한 손해 배상도 요구할

방침이다.

'최상위의 모임'이라는 라틴어에서 명칭을 따온 오르비스 옵티무스는 이씨가 지

난 2001년 개설한 것으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와 의대.치대.한의대 등에 진학하고

자 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최근 회원들이 밝힌 자신들의 대입수학능력시험과 내신점수를 근거

로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의 전공별 지원가능 점수와 예상합격선을 공개해 접속이

폭주하는 등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운영자 혼자서 다룰 수 있는 자료의 양에 한계가 있어 편차

가 적은 인문계 상위 1%, 자연계 2%에 속하는 수험생과 학교.학과를 중심으로 정보

를 제공해온 것은 맞지만 결코 그외의 학생들을 배제하는 사이트는 아니다"며 "오해

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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