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엇나간 포항시정-골프장 반발 무마 주민 단체관광

포항시가 골프장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시 예산을 들여 골프장 시공예정사가 건설해 놓은 다른 지역의 골프장 견학을 추진,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포항시는 동해면 30여만평 부지에 18홀 규모로 골프장을 유치하기로 했으며, 지난 2002년 한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쳐 지금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는 12일 관광버스 한 대를 빌려 동해면 입암1, 2리와 마산리 주민 35명과 한화건설 직원 2명, 공무원 2명 등 40여명이 한화건설이 건설한 강원도 원주와 설악, 경기도 가평의 골프장 3곳을 둘러보는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는 예산 200여만원을 들여 버스임차료와 식비를 부담했으며, 한화건설은 숙박장소를 지원한다는 것. 주민들은 한화건설 설악콘도에서 하룻밤 묵은 뒤 원주와 가평골프장을 둘러보고 돌아온다.

견학에 참석한 주민들은 골프장 환경오염 실태 등을 살핀 뒤 주민대표단을 구성해 포항시와 함께 골프장 유치를 조건으로 주민숙원사업에 대한 협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견학에 불참한 손만술 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 등 주민들은 "아무리 포항시가 골프장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지만 시공사도 아닌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견학에 나선 것은 잘못됐다"며 "주민을 회유할 것이 아니라 반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에 추진한 견학프로그램은 일종의 의견수렴 과정일 뿐"이라며 "견학 후에도 반대의견이 우세하면 골프장 추진을 포기할 수 있다"고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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