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중기 연구개발 지원 등 기계 도약 구심점 될 터"

국내 공구제조업계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OSG(주)의 정태일(61.사진) 대표. 그가 또다시 '단체장 감투'를 썼다.

13일 대구.경북지역 286개 기계업체들로 구성된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선출된 것. 지난 2002년, 3년간 재임했던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1년여 만이다.

"기계공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이미 대구.경북지역의 주력산업이 됐습니다.

내년쯤 되면 역내 기계.금속산업 매출이 대구.경북 주력산업으로 알려진 섬유의 2배가 될 겁니다.

하지만 기계조합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목소리가 지나치게 작았다는 것이죠. 조합이 기계공업 도약의 구심점이 되도록 조합의 역할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그는 조합 사무실도 다음달 문을 여는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건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합이 소속 기계업체들의 연구개발 기능 강화에 일정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 정 이사장의 소신.

"지금은 품질 우선시대입니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 기계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통해 좋은 물건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자체 연구개발 투자력이 부족한 만큼 조합을 통해 해결하자는 겁니다".

정 이사장은 '한다면 하는 사람'으로 업계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정 이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의 추진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한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난때문에 14세때부터 대구 침산동의 한 철공소에서 일했다.

그리고 철공소 경력을 바탕으로 공구 전문가로 성장, 1976년 혼자힘으로 공구제조업체를 창업해 일본에까지 공구를 수출하는 국내 최고 기업으로 키웠다.

맨손으로 시작해 연매출 410억원, 당기순이익 60억원에 이르는 알짜기업의 CEO로 변신한 것이다.

"못 배운 것이 한이 돼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박사까지 마쳤습니다.

철공소에서 선배에게 맞으면서, 그리고 밤에 공부하다 피곤때문에 툭하면 코피를 쏟았지만 하고자 하면 안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정 이사장은 기계조합 일에서도 추진력을 발휘하겠다고 했다.

기계부품연구원이 문을 여는 만큼 향후엔 대구지역 주력산업으로 성장중인 자동차부품 연구센터 개소를 추진하고 기계부품연구원 내엔 실무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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