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균형 비틀하면 무병장수 휘청한다

우리 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87%가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대부분 영양과 관계가 있는 질환이다.

노인들은 미각의 변화, 치아 손실, 소화흡수력 저하, 여러 가지 동반 질환, 이로 인한 약물복용, 활동량 감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생활하는 노인의 5%, 입원 중이거나 요양기관에 있는 노인의 30~50%에서 단백질.에너지 영양결핍이 동반된다.

비타민과 미세 영양소 결핍은 더 흔하며 특히 비타민D와 칼슘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남자의 20.7%, 노인 여자의 30.5%가 칼슘, 철분, 비타민A, 리보플라빈 등의 영양소가 부족한 상태이다.

◇단백질 충분히 섭취해야

노인은 제(除)지방량(체중-체지방량)의 감소와 상대적인 체지방의 증가로 인해 에너지 요구량이 감소한다.

남자의 경우 65~74세 2천kcal, 75세 이상 1천800kcal, 여자의 경우 65~74세 1천700kcal, 75세 이상 1천600kcal로 성인보다 낮다.

단백질 요구량은 노인이라도 크게 감소하지 않지만 에너지 요구량이 점차 줄기 때문에 단백질에서 얻는 에너지의 비율은 증가해야 한다.

건강한 노인의 경우 하루 0.8~1g/kg(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의 14~16%), 만성질환 노인의 경우 하루 1~1.5g/k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물과 섬유소 많이 먹어야

나이가 들면 체내 수분함량이 줄어 탈수의 위험이 높아진다.

하루에 8잔 이상(1천500~2천㎖)의 물을 마셔야 한다.

섬유소는 변비, 대장게실(대장 외벽에 나는 혹), 게실염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된다.

섬유소의 하루 권장량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20g 이상은 먹어야 한다.

미국국립암연구소는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추려면 하루 25~35g씩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식이 섬유소를 많이 먹으면 일시적으로 복부팽만감과 부글거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비타민B12, 칼슘, 엽산, 아연 결핍에 주의

70세 이상의 노인 중 3분의 1 이상은 위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비타민B12, 칼슘, 엽산, 아연의 흡수율이 떨어지고 나이가 들면서 이들 영양소가 결핍될 위험이 증가한다.

칼슘의 경우 60세가 넘으면 남녀 모두 위장관에서의 흡수율이 많이 떨어지고, 70세 이상되면 칼슘 흡수율은 젊은 성인의 3분의 1밖에 안된다.

우리나라 노인의 하루 칼슘 섭취량은 428.5mg. 국내 권장량 700mg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노인 중 상당수는 우유가 몸에 맞지 않아 많이 마시지 못하는 데다 햇빛을 쬐는 시간이 충분치 않으면 비타민D가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노인들은 비타민D가 많은 식품(정어리, 생선간유)을 즐겨 먹는게 좋다.

특히 70세 이상의 경우 식품 섭취 외에 보충제를 복용할 것을 권한다.

노인의 10~30%가 비타민B12 결핍 상태이다.

이는 단백질과 결합된 비타민B12의 흡수불량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위축성 위염이 있다면 비타민B12의 흡수에 문제가 생기게 되므로 보충제가 필요하다.

아연의 부족은 노인들에게 흔한 현상이다.

특히 외상, 감염, 수술과 같은 스트레스가 있을 경우엔 아연의 결핍이 심해진다.

몸 속에 아연이 부족하면 상처회복, 면역기능, 미.후각 기능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근미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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