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류독감.FTA.수해복구 산적 지금이 어느 땐데…

조류독감과 FTA 타결 등으로 농촌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지난해 태풍 '매미'의 수해복구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 달성군의회가 관광성 해외연수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번 연수는 지하철 참사 1주기를 맞아 대구시와 구.군 공무원들이 술자리 등을 자제키로 하는 등 범 시민적인 추도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부적절한 외유'라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달성군의회 의원 10명은 '선진 행정 및 의회를 둘러보고 의정에 반영한다'며 16일 1천900여만원(1인당 175만원, 자부담 36만원 포함)을 들여 호주.뉴질랜드 등 2개국으로 7박8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전체 연수 일정에서 뉴사우스웨일즈 의회 및 쓰레기 소각장 방문 등 선진 견학 일정은 몇시간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사막투어와 조개잡이.번지점프 등 관광성 일정으로 채워져 있는 것.

주민 이경호(43.현풍면)씨는 "출발하는 날 농민들에게 치명적인 FTA가 타결됐고 태풍 매미가 남긴 상처가 군 곳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형편인데 어떻게 군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나갈 수 있느냐"며 "몇 년 전에도 군의원들이 관광성 외유로 물의를 빚었는데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달성군 한 간부는 "지난해 태풍 내습 때도 일부 구의회 의원들의 관광성 외유가 문제가 됐는데 이번에도 태풍 피해 복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의원들이 무더기 연수를 떠난 것은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연수를 계획했었으나 태풍 때문에 가지 못해 이번에 연수를 실시케 됐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17일 지하철 참사 1주기를 맞아 시청 및 구.군청 공무원들에게 술.가무 등을 자제토록 하는 한편 18일 양계농가와 음식점 등을 돕기 위해 가질 계획이던 '삼계탕 시식회'도 추모식날에 고기를 먹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며 연기키로 했다.

또 대구지검도 참사 주간인 이번 주에는 직원들이 음주.가무를 삼가도록 했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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