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지 TV영상화 역사

박경리의 '토지'는 두 번 드라마로 제작됐다.

첫 번째 작품은 1979년 10월부터 15개월간 KBS에서 방영됐다.

사극 '춘향전'과 '풍운'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던 한혜숙이 최서희 역을 꿰찼고 길상 역은 탤런트 서인석이 맡았다.

이들의 로맨스는 요즘 관점으로 보면 키스 장면 하나 없는 허전한 로맨스였지만 당시에는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두 번째 '토지'는 88 올림픽을 앞둔 1987년부터 89년까지 역시 KBS에서 방영됐다.

한혜숙의 뒤를 잇는 2대 서희에는 스무 살의 신인 최수지가 낙점됐다.

최수지는 당시 청소년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 조연으로 출연한 것이 경력의 전부였다.

최수지는 시종 도도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대사는 최대한 줄였고 절대 웃지 말라는 주문을 받았다.

한편 당시 이재은과 안연홍이 서희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는데 특히 안연홍이 "찢어 죽이고, 말려 죽인다"며 조준구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던 대사가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토지'는 1부에서 4부까지만 방송이 됐다.

두 번째 드라마 '토지'가 89년에 종영됐는데 반해 원작인 대하소설 '토지'의 5부는 94년 9월에야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BS에서 올 가을 방송하는 2004년 판 '토지'는 1부부터 5부까지 모두 그리는 최초의 완성본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3대 최서희는 신세대 스타 김현주. 연출을 맡은 이종한 PD는 "젊은 날의 서희부터 정감 있는 여장부가 된 노년의 서희까지 염두에 두고 김현주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사진 : 맨위부터 1대 서희역을 맡은 한혜숙(1979~1981), 2대 최수지(1987~1989), 3대 김현주(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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