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가난한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소년은 점쟁이를 찾아가 자신의 손금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점쟁이는 "너는 손금이 나빠 가난하게 살 것"이라고 일러준다.
그 후 소년은 자신의 손금을 바늘로 파가며 열심히 산 끝에 아주 잘 살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글을 읽으면 긴장하게 된다.
타성에 젖은 나의 날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궁금하다.
이 이야기에서 소년이 잘 살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나쁘다는 손금을 다시 팠기 때문일까? 그래서 운명이 바뀐 것일까? 아니면 소년의 그런 노력이 그의 미래를 바꾼 것일까?
알 수 없다.
때때로 우리의 인생은 정말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이미 결정지어진 대로 살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고스란히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인지. 그것은 내 자신이 소년일 때도 그랬고 모르는 게 없다는 불혹을 넘은 지금에도 그렇다.
그러기에 알 수 없는 미래는 우리에게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주는 것일까. 하지만 이제와 조금은 알 듯한 것은 그것이 운명에 달렸든 의지에 달렸든 사람은 누구나 희망 쪽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손금이 좋다면 그 희망에 힘을 얻어 살 것이며 나쁘다면 그렇게 손금을 다시 파가면서라도 살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어쨌든 살아가야 할 것이기에.
그러니 애당초 실없는 얘기를 꺼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앞에 꺼낸 소년의 이야기도 그리 대단하거나 유별난 것도 아닐 것이다.
우린 나약하여 손금 내밀어 미래를 불안해 하지만 그 결과가 무엇이든 희망을 버리지 않기에 우린 또 강하다.
그러기에 운명이냐 의지냐가 아니라 희망이냐 아니냐일 것이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게 손금 파가며 희망하는 미래조차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러는 그도 오늘 아침 구두끈 고쳐 매고 씩씩하게 나섰을 것이다.
운명이 열리는 감나무 밑에 가만히 누워있지 못하고. 서정호(베이프로모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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