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수학의 아름다움입니다.
사회 속에는 갖가지 변수들이 작용하죠. 그러나 수학의 답은 사회처럼 복잡하지 않습니다.
명쾌하죠. 그래서 수학에 빠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병자가 된 한 수학자. 그가 22살 때 쓴 27쪽의 논문이 주목을 받고, 결국 노벨상까지 받게 됩니다.
당사자는 이미 정신병에 걸려 이면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는 허름한 옷을 입고, 대학 구내를 어슬렁거릴 뿐 어떤 힘도 영향력도 없습니다.
영화와는 달리 이혼(1965년)까지 성립됐습니다.
그는 철저히 고립된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이론을 폄훼하지 않았고, 또 표절하지도 않았습니다.
거기다 정신병에서 회복이 덜 된 그를 노벨상에 추천합니다.
그것도 수많은 경제학자를 두고 수학자인 그를 경제학상에 추천한 것입니다.
50년 동안 단짝처럼 지낸 친구인 프린스턴대 해롤드 쿤 박사가 그를 부릅니다.
1994년 10월 첫 주말입니다.
수학과 건물이 보이는 양지바른 벤치. 쿤은 따스한 햇볕을 즐기는 내쉬에게 얘기합니다.
"내일 아침 중요한 전화가 걸려올거야. 여섯 시쯤, 스톡홀름에서 말이야". 그는 목이 메입니다.
그러나 이를 억누르고 차분하게 얘기합니다.
"전화를 할 사람은 스웨덴 과학 아카데미의 사무총장이야. 그가 자네에게 말할걸세. 자네가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고…".'아름다운 정신'(A Beautiful Mind)의 지은이 실비아 네이사는 숱한 좌절과 고통을 이겨낸 존 내쉬의 영혼과 정신을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한가지 일에 몰두해 결국 자신의 삶을 펼쳐보인 인간승리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구요.
그러나 정말 아름다운 것은 수학이고, 쿤을 비롯한 당대의 수학자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현실이란 이름을 빌어 진실을 왜곡하지 않는 외길말입니다.
그래서 '뷰티풀 마인드'를 '뷰티풀 메스메틱스(mathematic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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