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협동조합 학술대회-"농협, 임원 기업화 우려"

"우리나라 농협은 기업계약과 비슷한 방식으로 회원조합과 중앙회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회원조합이 자율과 독립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기보다 중앙회가 영업정책을 결정하게 되며 회원조합은 중앙회를 위해 활동하게 될 우려가 큽니다".

농협개혁에 관한 회원조합원들의 요구가 경북도내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협동조합의 세계적 흐름을 짚어보고 정부의 과제를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지역에서 열렸다.

한국협동조합학회(회장 류진춘 경북대교수)는 27일 경북대 정보전산원에서 '2003 동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동조합의 세계적 흐름과 정부의 과제'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전형수 대구대 교수는 정부가 농협법 등을 통해 너무 세부적이고 과도하게 규제를 하는 바람에 관제화, 정치화, 공공화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농협 등 협동조합과 정부가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이 아닌 사외이사가 농협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농협을 보호.육성하기보다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즉 "조합원이 아닌 임원은 농협이 성장하면 개인의 일자리 안정과 비교적 높은 보수를 추구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농협은 '임원의 기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규섭 경북대 교수(농업경제학과)는 "한국농업이 자유무역협정 등 세계적인 상황변화에 어떻게 대처해나가느냐가 최대의 변수"라며 "농협 등 협동조합이 여기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인적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협동조합의 성공요인이라며 관리직 임직원의 전문성과 업무수행능력, 업무에 대한 집중도 등에 따라 조합의 성공과 실패가 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경염소농협의 경우 경제사업과 인적 관리 면에서 소홀했기 때문에 결국은 조합 폐쇄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며 현재 농협 회원조합에서 불거지는 조합원과 노조원간의 심각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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