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사랑이여, 아직도

네 겉모습은 그럴싸 쓸만하구나

사랑이여, 네가

김중배의 반지에 놀아나던

그래도 그 때가 좋았구나

가을 기러기마다 짝이 있구나

풀잎도 서로 안고 늙어가구나

세월 따라 내 배가 불러지자,

모든 것이 따라 넘쳐

제 모습을 잃었구나

-김세웅 '사랑이여' 부분

나이가 50을 바라보는 때가 되니 제일 고민스러운 것이 뱃살이다.

이것저것 노력을 해봐도 뚜렷이 눈에 뜨이게 효과적인 것은 없다.

나이가 들며 생활이 윤택해지자, 거기에 따라오는 부작용들인 것이다.

그래도 옛날, 그 낭만이 있던 시절로 돌아가서 생활하라면 못할 것 같다.

이미 거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온 것이다.

이 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 타성에 젖어 대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있다.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서정윤(시인. 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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