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중국 유학 '열풍'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로 불려왔다.

우리와는 숙명의 라이벌로 일컬어질 만큼 민족성이 다르고 문화에도 이질감이 적지 않지만 가까운 나라로 통해왔다.

그러나 이젠 중국이 가깝고 가능성 있는 새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십개 도시가 중국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런가 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사는 외국 제품 중 절반이 중국산이고, 값싼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온 것들일 정도다.

더구나 근래에는 동북아시대의 경제 중심지 도약을 향한 야심에 불을 지피고 있어 우리에겐 가까운 이웃이자 숙명의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경영자들은 기업 경영의 가장 큰 변수로 중국을 꼽은 바 있지만, 중국은 그야말로 무섭게 달라지고 있다.

'상(商)'자가 중국 고대 상(商)나라 사람에서 유래하듯이, 예부터 장사에 강한 민족이라지만 '우리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심지어 늦어도 2050년엔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되든지, 최소한 일본을 능가해 미국 다음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의 절반 가량이 한국인이라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중국 교육부 소속 국가유학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 유학생은 3만5천353명으로 세계 175개국 전체 유학생의 45.5%에 이른다.

특히 학위 과정을 이수하는 본과생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1%(1만2천898명)나 되며, 어학 코스 등 비학위 과정도 47.7%(2만5천169명)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 유학생 수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유학생보다 적었으나 그 이후 역전, 지금은 일본(1만2천765명)의 무려 3배에 이르고 있어 그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더구나 3천693명으로 3위인 미국을 비롯 그 다음인 베트남.인도네시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이다.

대학별로는 어학연수 전문대학인 베이징 어언대에 유학생 수가 가장 많으며, 상하이 푸단대, 베이징대, 칭화대, 상하이 자오퉁대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왜 중국 유학인가'에 대해 물음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어를 배우고 잘하며 '미래의 강대국'을 이해하고 대처한다는 의미가 있겠지만, 허와 실이 무엇인지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선진국 유학은 우리보다 앞선 나라의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활용하려는 포석이었으나 중국 유학도 과연 그런가. 그곳 대학들은 학교 편차가 심한 데다 상술 때문에 교육 환경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중국 유학 열풍이 '기회인가, 위기인가'는 따져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태수 논설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