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 문화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슬로 푸드(Slow Food), 세이프 푸드(Safe Food), 블랙 푸드(Black Food)…. 몸에 좋다는 음식의 이름도 가지가지다.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러가지 푸드 열풍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3, 6세 남매를 둔 주부 김혜란(34.대구시 용산동)씨. 아이들이 좋아하고 간편하게 요리하기 쉬워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을 자주 이용했던 그녀는 얼마전부터 천연 재료만을 고집하게 됐다.
아이들이 병치레가 잦아 고민하다가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아무래도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재료로 바로 요리해 먹는 게 몸에 좋지 않겠어요. '음식이 보약'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슬로 푸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김씨가 즉석에서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천연 재료로 바꾼 것도 슬로 푸드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슬로 푸드는 느린 음식. 패스트 푸드(Fast Food)에 반대되는 모든 음식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슬로 푸드 운동을 펴고 있는 김종덕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시간에 끝내는 패스트 푸드, 빠른 식사 자체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패스트 푸드는 지방이 많고 야채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비만을 가져오고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치를 높인다.
패스트 푸드는 중독성이 강한 콜라를 곁들이게 되는데 콜라는 설탕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만인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슬로 푸드는 깨끗하고 정성이 들어간 음식 자체를 말하므로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슬로 푸드에서 강조하는 느린 식사야말로 건강에 보탬이 된다"고 강조한다
김기희 경동정보대 식음료조리과 교수는 "사실 우리의 전통음식이 슬로 푸드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을 요하는 김치나 젓갈 같은 발효식품, 된장.청국장.고추장 등 장류 음식 등이 그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음식은 기름에 튀기거나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 찌는 요리 위주였습니다.
돼지고기 등 육류 요리도 찌면 지방을 제거하고 영양소의 소화흡수율을 높여 몸에 이롭지요. 일본 장수촌에서도 돼지고기를 쪄 먹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김 교수는 슬로 푸드라고 해서 무조건 오랜 시간 요리한 음식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잘못된 조리법으로 영양소를 파괴해 가며 오랜 시간 조리한다면 몸에 좋을 게 없다는 것은 뻔한 이치다.
그래서 몸에 이로운 전통 조리법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궁중음식과 사찰음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사찰 음식 강의를 하고 있는 청도 수법사의 지수 스님은 "제철 음식을 이용해 간단하면서도 영양을 파괴하지 않는 조리법으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도록 하는 자연식이 바로 사찰음식"이라고 설명한다.
사찰음식은 인공조미료나 방부제를 쓰지 않고 짜고 맵지 않으며 소식을 강조해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우리 전통 식단이 암, 당뇨 등 성인병의 예방과 비만 방지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보다 조금 덜 짜게 먹고 직화(直火) 구이는 줄이되 칼슘 섭취는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미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슬로 푸드 운동을 보며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 요즘이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슬로 푸드 조리법
*돼지고기 구이보다 찌는 게 좋아요
식당에서 먹으면 졸깃하고 맛있는 돼지고기 수육. 집에서 어떻게 찌면 맛이 날까?
다음은 슬로 푸드 조리법을 설명해준 김기희 교수가 권하는 방법이다.
돼지고기에 정종, 후추, 소금으로 밑간을 해 채반에 10㎝ 정도 길이로 자른 파를 깔고 고기를 올린 뒤 다시 파로 덮는다.
물에 생강, 마늘을 한 조각씩 넣어 팔팔 끓으면 채반째로 넣어 40분 정도 찐다.
기름기가 완전히 빠지고 야채의 향이 배어 졸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미각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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