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별도움 안된다"

선행학습은 과연 시켜야 하는 걸까. 시킨다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학부모들은 미리 배우면 학교 공부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선행학습 효과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자.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학교 진도보다 한두 달 또는 1학기 이상 먼저 배우는 선행학습이 과외 교습의 가장 중요한 형태로 자리 잡았으며, 대다수 학생들은 주로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85%가 과외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67.7%가 선행학습인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선행학습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그것이 공부에 자신감을 갖게 하며 학교 공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셋째, 그러나 선행학습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실증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는 주관적인 판단이다.

통계 분석 결과 대체로 선행학습이 성적의 상승을 가져왔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중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볼 때, 과외에 의존한 학생보다는 혼자서 공부한 학생들이 학업 성적에 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넷째, 선행학습은 성적 향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부작용을 낳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학원에 대한 맹목적인 의존 경향, 원리의 이해를 수반하지 않은 채 선행과 반복을 통해 문제풀이를 위한 단편적인 지식들만을 암기하는 현실은 심히 우려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