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地玄黃(천지현황: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 있어서 그 빛이 누르다)
玄: 검을 현. 黃: 누를 황. 續: 이을 속. 詠: 읊을 영. 嗣: 이을 사.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누구나 익히 들어서 알 것이다.
바로 '千字文(천자문)'의 첫 구절이다.
학생들이 가끔 "선생님, 선생님은 천자문을 다 외우셨어요? 한문 공부하는데 천자문이 도움이 되나요?"라고 물어오곤 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얼굴을 붉히게 된다.
실제로 천자문을 읽어 본 경험은 아주 오래전 일이라 기억에 가물거릴 정도며 또한 그것을 다 외워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千字文(천자문)'을 외우는 것이 한문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까? '千字文'은 '續千字(속천자)'.'詠史千字文(영사천자문)'.'歷代千字文(역대천자문)'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가운데 중국 양(梁)나라 때의 周興嗣(주흥사)가 썼다고 하는'千字文'이 가장 유명하다.
양(梁)나라 무제(武帝)는 왕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왕희지(王羲之)가 쓴 글씨 탁본을 모았는데, 한 글자씩 모은 것이 1천자나 되었다.
무제는 당시 학자이던 주흥사(周興嗣)에게 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1천자의 글자를 주고 그것을 한 글자도 중복되지 않게 이어서 문장을 짓게 했다.
명을 받은 주흥사는 하룻밤을 꼬박 새워 문장을 만들어냈는데, 밤새도록 너무나도 고심한 나머지 문장을 다 마쳤을 때에는 검었던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이 그가 지은 천자문을 백수문(白首文)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서 나왔다.
白首文(백수문)이란 '흰 머리의 글', 즉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고생하면서 지은 문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선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白首文(백수문), 즉 '千字文(천자문)'을 글자를 익히는 교재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이 교재로 漢字(한자).漢文(한문)을 익히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천자문 첫 구절의 '天地玄黃(천지현황: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 있어서 그 빛이 누르다)'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 내적 의미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千字文'을 익히기 위해서는 옛 역사와 철학적 개념을 이해하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자.한문을 익히는데 어떤 교재가 좋을까? 그것은 바로 학교에서 배우는 한문 교과서이다.
교과서는 한자를 처음 접하는 단계에서부터 한문을 해독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고등학교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한문 실력을 쌓아간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에 걸맞게, 차근차근 한자공부를 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漢字.漢文에 능숙할 때가 오리라 생각한다.
김상규(대구 능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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