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천생산성

얼어붙었던 대지에 봄소식이 전해오고 있다.

봄을 맞으려는 상춘행렬에 더해 가족과 함께 전설과 설화를 품고 있는 지역의 유적지를 찾는다면 역사공부는 물론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상북도 지방기념물 12호로 지정된 천생산성이 있는 구미시 인동의 천생산은 여러 유적지와 함께 재미있는 전설과 설화를 담고 있어 체험장소로는 안성맞춤. 천생산 고스락에서 남서쪽으로 쑥 내민 거대한 바위의 미득암은 자연의 풍광을 그대로 전해준다.

◇천생산

높이 407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병풍처럼 띠를 두른 절벽과 기암괴석은 예사롭지 않은 인상을 준다.

서쪽으로는 낙동강과 금오산을 마주하고, 동쪽으로는 가산과 팔공산이 보여 여러 곳의 지명과 위치를 배우기에 알맞다.

천생산은 '하늘이 낳았다'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기암 괴석, 소나무, 천연동굴, 절벽 등이 어우러져 명산 대열에 들어간다.

유적지로는 천생산성, 미득암, 천생석굴, 천용사, 쌍용사 등이 있다.

◇천생산성

천생산 동쪽에 석축으로 둘러친 산성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가 쌓았다는 설이 있다.

임진왜란이 끝난 선조29년(1596년)과 선조 34년에 성벽과 성문이 새로 축조된 점으로 미뤄 그 이전엔 지형 지물을 이용한 천연 요새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천생산성은 인근의 금오산성, 가산산성, 성주 가천의 독용산성과 함께 전란 시에 주요한 피난처이자 전적지로 임진왜란 때엔 곽재우 장군이 왜병들과 싸운 무용담이 전해내려 온다.

정상부근에서 만날 수 있는 말먹이 통과 당간지주 또 성벽, 동문, 북문 등의 철문이 당시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미득암과 노적봉 설화

서쪽 절벽의 미득암 바위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임진왜란 때 왜병들이 성안에 마실 물이 없을 것으로 알고, 성을 포위해 장기전을 하려하자 곽재우 장군이 검은 말을 미득암 위에 세워놓고 하얀 쌀을 부어 말을 목욕시킴으로써 적들로 하여금 성안에 물이 많은 것으로 속여 물리쳤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지혜로서 적을 물리친 노적봉 설화는 전국 곳곳에서 전승돼 내려오는데 경북 의성군 금성면 비봉산의 노적봉은 삼한시대에 소문국왕이 적에게 포위를 당해 식량이 떨어지자 짚으로 산봉우리를 덮어 노적가리처럼 만들었다고 하며 경기도 남양주군 덕소의 노적봉과 경기도 고양군의 행주산성에도 역시 임진왜란 때 만든 노적봉이 있다.

◇가는 길

선산군 장천면의 쌍용사 계곡과 구미시 인동의 천룡사, 황상동 방향이 주요 등산로다.

어느 등산로든 3시간 가량 걸린다.

천룡사 방면을 택한다면 삼림욕장과 여러 체육시설을 만나기 때문에 인동으로 올라가는 게 좋다.

김경호(체험교육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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