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도깨비 수수께끼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울 적에, 어떤 나무꾼이 깊은 산 속에 들어가서 나무를 한 짐 해 가지고 왔어. 그런데 집에 떡 돌아와 보니까 도끼가 없네. 도끼를 산 속에 그냥 두고 와버렸어.

'아이고, 이거 큰일 났다'.

나무꾼한테 도끼가 없으면 무슨 수로 나무를 해? 하릴없이 도끼를 찾으러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갔어. 날은 벌써 어둑어둑해졌는데, 겨우겨우 나무하던 곳을 찾아가 보니 도끼는 없고 도깨비들이 우글우글하더래. 할아버지 도깨비, 아버지 도깨비, 삼촌 도깨비에다가 형 도깨비, 동생 도깨비까지 그냥 그 산 속이 온통 도깨비 천지야. 아주 도깨비 장이 섰어.

그걸 보고 나무꾼이 기겁을 했지마는, 도끼 찾으러 예까지 힘들여 왔는데 그냥 물러설 수 있나. 마음을 딱 가다듬고 도깨비들 앞에 턱 나섰지.

"여봐라, 너희들 여기서 내 도끼 못 봤느냐?"

본래 도깨비들한테는 늙으나 젊으나 말을 탁탁 낮추는 법이거든. 그래야 도깨비들이 사람을 옳게 대접해 준다나. 아무튼 그렇게 물었더니 도깨비들이 천연덕스럽게 대꾸를 하더래.

"아, 그 도끼 말씀입니까? 그건 우리가 주워서 잘 간수해 놨지요".

"그럼 어서 다오".

"글쎄 그걸 그냥 드릴 수는 없고, 수수께끼 내기를 해서 이기면 드리지요".

도깨비들이 워낙 장난을 좋아하거든. 그 중에서도 씨름이나 수수께끼 같은 걸 좋아해서 아무나 보면 그렇게 장난을 건단 말이야. 마달 수 있나. 그러자 했지.

먼저 도깨비들이 수수께끼를 내는데, 어떤 걸 내는 고 하니,

"하늘이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몇 리나 되겠습니까?"이러거든. 아, 하늘이 몇 리나 되는지 그걸 누가 재 봤어? 나무꾼은 망설이지도 않고 시원시원하게 대답을 했어.

"그거야 딱 한 뼘이지".

"어째서 그렇습니까?"

"아, 너희들도 눈 위에 손을 펴서 재 봐. 그럼 알 거야".

도깨비들이 눈 위에 손을 펴서 재 보니까 딱 한 뼘이거든. 뭐 할 말이 있나? 도깨비들이 수수께끼 하나를 더 내는데, 이번에는 어떤 걸 내는 고 하니,

"남해바다 물을 다 푸면 몇 동이나 되겠습니까?"이러거든. 이것도 누가 재 봤어야 말이지. 나무꾼이 이번에도 시원시원하게 대답을 했어.

"그거야 딱 한 동이지".

"어째서 그렇습니까?"

"아, 남해바다 만한 동이로 푸면 딱 한 동이지 뭐 더 될 게 있어?"

이렇게 해서 도깨비들이 낸 수수께끼를 다 맞혔어. 이번에는 나무꾼이 수수께끼를 냈지. 들고 있던 지게작대기를 똑바로 세워 놓고,

"이 지게작대기가 왼쪽으로 자빠지겠니, 오른쪽으로 자빠지겠니?"했지. 왼쪽으로 자빠지겠다 하면 오른쪽으로 자빠뜨릴 거고, 오른쪽으로 자빠지겠다 하면 왼쪽으로 자빠뜨릴 테니 알아맞히긴 다 틀렸지.

"아이고, 우리가 졌습니다.

도끼 가져가십시오".

이렇게 해서 도끼를 찾아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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