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S 폭설 '재해방송' 논란

비상방송(재해방송) 주체인 국가기간방송 KBS의

폭설 관련 방송 대응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여름 태풍 '매미'에 이어 이번 폭설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재해방송이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는 자막방송-속보-특보-연속생방송의 순서로 확대되는 재해방송을 매번 진행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같은 KBS 측 설명이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나아가 현재의 재해방송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마저 나

오고 있다.

KBS는 4일 오후 7시 8분 중앙재해대책본부로부터 재해방송 요청을 접수받은 뒤

저녁 '7시 뉴스'에서 폭설 소식을 보도한데 이어 7시 40분부터 밤새 8차례 자막과

자정께 30분 동안의 뉴스특보를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5일에도 평소보다 30분 빠른 오전 5시 30분 방송을 시작, 뉴스특보를 내보

냈고 이후 한 두 시간 간격으로 뉴스속보를 계속했다고 KBS는 덧붙였다.

또 폭설 피해가 컸던 대전총국과 청주총국에서는 5일 오후 3시30분께 중앙 방송

과 별도로 10∼20분 뉴스속보를 방송했다는 것.

그러나 4일 서울.경기 지역에 이어 5일 충청권을 덮친 기습 폭설로 5일 오후 2

시를 전후해 경부고속도로 중부권 일부 구간 등이 폐쇄되면서 거의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에 갇혔던 시민들은 KBS 재해방송을 통해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찾기 어려

웠다고 항의했다.

이 같은 항의는 재해방송이 피해상황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을 뿐 정작 피해

를 입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담지 않았다는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만명이 고속도로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

공할 수 있는 KBS 1라디오가 간헐적으로 재해 관련 뉴스만 내보내는데 그쳤다는 지

적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재해방송의 원천 정보를 제공하는 도로공사와 중앙재해대책본부

의 안이한 대처도 한 몫 했다.

재해와 관련된 뉴스의 예방적 기능은 피해 예방과 대처에 필요한 방재 정보가

적절한 시기에, 해당 지역에 전달됐을 때 달성된다는 점에서 KBS의 이번 재해방송은

피해상황을 전달하는 데 머물렀다는 비판인 셈이다.

송종길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방송사가 중앙재해대책본부나 유관

기관의 별도 요청 없이도 자체적으로 정규 편성을 중지하고 집중 보도할 수 있는 체

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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