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제 고추를 내어놓고서도 고추를

만지고 싶은, 하이얀 봄날

외손자는 아름다운 네 살

어른들은 '지지'를 외쳐대지만

까만 눈동자에 무에 그리 신기한지

자꾸만 고추를 만지고 싶은

우리 외손자는 아름다운 네 살

담장 밑 채송화가 깔깔댄다.

-조삼도 '아름다운 네 살'

보통 아들보다 딸이 먼저 결혼을 하기 때문에 친손자보다는 외손자를 먼저 안게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를 듣는 것이 낯설기도 하지만 그래도 새 생명은 이쁘다.

특히 아이의 엄마가 일을 하다보면 아이는 외할머니 차지가 된다.

더러는 힘겨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이 보다 더 예쁜 것이 없을 지경이다.

그런 가운데도 담장 아래에서 채송화가 웃고있다고 시인은 자신의 심정을 말하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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