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설피해 농가, 자재대란 겹쳐 '2중고'

원자재난으로 폭등한 농자재값이 지난 4, 5일 내린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대부분 붕괴되면서 하우스용 파이프와 비닐 등 농자재값이 다시 치솟고 품귀현상까지 빚어 폭설피해 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농자재 값 폭등과 품귀는 작년말부터 이어진 원자재난과 유가인상 등으로 각종 농자재의 생산단가가 크게 인상된데다 폭설피해로 일부 상인들이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판매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북 북부지역의 시설재배 농민들은 조속한 복구작업과 함께 파이프와 비닐 등 영농자재 확보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예천군의 경우 비닐하우스 1천32동, 표고재배사 160동, 축사 134동이 붕괴돼 응급복구에 필요한 철재 파이프 물량만 해도 엄청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값이 폭등한데다 품귀현상으로 파이프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폭설 이전에 양계용 축사 철재 3.2mm X 11m짜리 한 개에 9천600원 하던 것이 현재 1만4천500원으로, 일반하우스용 철재 파이프 25mm X10m는 6천500원에서 1만1천원으로 올랐으나 이마저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비닐은 길이 90m(0.07X550)짜리가 18만원 정도에서 21만 6천850원으로 인상됐다.

시설재배 농가들의 모임인 의성영농조합법인(대표 김대봉)에 따르면 원자재 파동전인 지난해 가을에는 25mm 하우스용 파이프 경우 1m당 650원 정도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900원을 주고도 물량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영농조합 회원 박진철(49.의성군 봉양면 안평2리)씨는 "하우스용 파이프 값이 50% 정도 오른데다 대구 등지의 영농자재대리점에서도 물량이 없어 구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농협에서도 농자재를 우선 공급한 뒤 추후 정산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하우스용 파이프 등을 제대로 확보하지못해 애를 먹고 있다.

올해 신경북형 과수원 조성에 나선 청송군도 농업용 파이프 값이 크게 올라 올해 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조태영 기술보급과장은 "1ha의 신경북형 과수원을 조성하면 지주대 파이프(높이 3m짜리 190개) 값으로 종전에는 400만∼500만원 정도 들었으나, 최근 1천여만원으로 크게 올라 농민들이 신경북형 과수원 조성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북형 키낮은 과수원에 사용되고 있는 지주대(32mm×6m)로 사용되고 있는 파이프의 개당 가격은 종전 4천원에서 현재는 8천원∼1만원까지 올랐다.

문경지역 농자재상과 농민들에 따르면 고추이식에 사용되는 멀칭용 비닐 1롤(0.3mm기준)의 소비자 값도 작년 2만3천원에서 올해는 2만4천원으로 1천원이 올랐다. 이중 피복비닐 1롤은 작년보다 평균 4천원정도 오른 3만3천원, 지주대와 멀칭용 철사는 개당 250원과 130원으로 각각 30원씩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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