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던 청와대가 1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급선회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안 처리 시한을 앞두고 노 대통령이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과 사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검찰수사에 대한 입장을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발표하면서도 탄핵안에 대해서도 "질문이 있을 경우 답변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긴급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것은 언론기관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온 것과는 달리 탄핵안이 가결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론만 믿고 안이하게 대처하기보다는 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을 상대로 선관위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하면서 탄핵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노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대국민사과를 할 경우 탄핵안은 명분이 약화된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사과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에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글쎄,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당초 20일쯤으로 추진됐지만 탄핵안이 발의됨에 따라 참모들이 탄핵안처리 이전에 해야한다는 의견을 모아 노 대통령에게 건의함에 따라 이뤄졌다.
윤 대변인은 "(참모들과) 상의해서 하지 않았겠느냐"면서 "10일 오전 최종적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9일 오후 탄핵안이 가결되자 김우식(金雨植)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격앙된 분위기와는 달리 "의연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윤 대변인은 "청와대와 내각은 주요 국정을 차질없이 추진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년간 끈질기게 계속된 대통령 흔들기, 국정발목잡기에 야당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는 느낌이다" "숫자를 앞세운 야권의 정략적 횡포가 국민여망과 시대적 요구를 결코 역류시킬 수는 없을 것", "국정혼란의 모든 책임은 야권에 있음을 국민과 함께 확인한다"는 등 성토 발언이 줄을 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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